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모(24)씨가 지난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국 경찰이 한국인을 살해해 파타야의 호수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용의자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15일 태국 현지 매체 카오솟(Khaosod) 등에 따르면 방콕 남부 형사법원은 살인과 불법 구금, 시신 은닉 등의 혐의로 김모(39)씨 등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태국 경찰은 또한 검거된 피의자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 방침도 밝혔다.

태국 현지 경찰관은 “태국은 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피의자 2명을 태국으로 송환해 기소할 수 있도록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한국 경찰과의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당국으로서는 자국에서 발생한 사건 피의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 있고, 범죄인 인도도 요청할 수 있다. 범죄인 인도 요청 시 송환 여부 등은 국가 간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주태국 한국대사관 측은 태국당국의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태국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각종 자료와 목격자 등 매우 명확한 증거를 수집했다”며 “살인 동기는 금전적인 이유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증거로 발견된 혈흔 등을 고려하면 살인은 파타야가 아닌 방콕 지역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 피해자 A(34)씨는 지난달 30일 태국에 입국했다가 실종됐다. 이달 7일 A씨 어머니는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아들이 불법 마약을 물속에 버려 피해를 입혔다. 8일 오전 8시까지 300만밧(약 1억1200만원)을 가져오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A씨 어머니가 주태국 한국 대사관과 경찰 등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졌고, 대사관의 공조 요청을 받은 태국 경찰이 수사팀을 꾸려 A씨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수사에 나선 태국 경찰은 방범카메라를 통해 한국인 남성 2명이 지난 3일 오전 2시쯤 A씨를 차량에 태우고 파타야 방향으로 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파타야의 한 호수 근처에 있는 숙소를 빌렸고, 다음 날인 4일 오후 9시쯤 픽업트럭 짐칸에 검은 물체를 싣고 빠져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태국 경찰은 지난 11일 잠수부를 이 호수에 투입해 검은색 드럼통을 발견했다. 통 안에는 A씨의 시신이 들어 있었다.

태국 경찰은 한국인 용의자 3명의 신원을 특정했고, 이중 이모(24)씨가 지난 12일 전북 정읍에서 긴급체포됐다. 또 도주한 이모(27)씨는 지난 14일 캄보디아에서 붙잡혔다. 나머지 김씨는 태국에서 출국 기록이 확인되지 않지만, 현지 경찰은 인접 국가로 밀입국한 것으로 추정하고 행적을 쫓고 있다.

한편, 이 사건 공범 중 1명인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이날 오후 3시 창원지법에서 열린다. 이씨의 혐의는 살인방조다. 지난 9일 태국에서 입국한 그는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쯤 전북 정읍시 주거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공범과 함께 있었지만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우선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구속한 후 추후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또 캄보디아에서 붙잡힌 이씨와 현재 도주 중인 김씨에 대해서는 살인 및 시체 유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