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된 현직 교사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압수수색은 지난 3일 이뤄졌다. 현직 교사와 관련자의 주거지 등에 수사관을 보내 휴대전화·노트북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들은 문제를 제작해 학원 강사나 학원 측에 제공하고, 이를 대가로 최대 수억원의 금전을 받는 식으로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 관련 A씨도 포함됐다. 23번 지문이 입시 학원 메가스터디 소속 ‘일타 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같아 논란이 됐는데, 경찰은 수능 출제 위원이었던 A씨가 이 강사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교육부·감사원 요청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작년 9월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판매한 뒤 그 사실을 숨기고 수능·모의고사 출제에 참여한 혐의 등으로 24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사교육 카르텔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사, 대형 입시 학원 관계자 56명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관련자들을 소환해 이들이 실제 사교육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문항을 공급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그동안 의혹에 연루된 유명 강사와 대형 학원 관계자, 현직 교사 등에 대해 수차례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벌였다. 현재까지 60명 이상을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부, 감사원 수사 요청과 별개로 자체 첩보 수사도 벌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수사 대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