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를 자처하면서 보살펴 주겠다며 데려온 지적장애인을 폭행하고 돈을 가로챈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강도 상해·중감금 치상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7월부터 약 14개월간 자신의 운영한다는 교회에서 수차례에 걸쳐 지적장애인 B(50대)씨를 쇠창살이 설치된 교회 부지 내 정자에 감금하고 쇠파이프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0년 초 요양병원에서 자신을 목사라고 소개하며 목회 일을 도우면서 만난 B씨를 잘 돌봐주겠다고 교회로 데려왔다고 한다. 하지만 같이 생활하던 그가 용변을 가리지 못하자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음식을 빨리 먹지 않을 때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정자에 쇠창살을 설치해 가두기도 했는데, 자기가 외출을 할 때에는 쇠창살에 이불을 널어 감금된 B씨의 모습을 숨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2022년 9월 교회로 찾아온 지인에게 발견돼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B씨는 발견됐을 당시 온몸이 멍투성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폭행뿐만 아니라 B씨의 매달 기초생활수급비 80만원도 가로채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이곳에서 생활하던 또 다른 피해자 C(60대)씨가 지난 1월 충북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도움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교회 내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던 뇌병변 장애인 C씨는 지난 1월 4일 A씨에게 체크카드와 현금 20여만원을 빼앗겼고, 저항하다 A씨에게 마구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C씨는 이 일로 허리를 심하게 다쳐 요양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간병보호사로 일하던 아내가 C씨가 다른 일로 다쳐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간병 급여를 못 받게 되자 C씨의 돈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가 없어서 간병 급여 등에 손을 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 이 교회에는 최근까지 모두 6명의 장애인이 숙식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지인의 소개를 받거나 목회를 다니며 잘 돌봐주겠다고 설득해 데려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한 결과 피해자는 2명으로, 가로챈 금액은 모두 800만원 정도로 조사됐다”며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