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조선DB

후임병에게 퍽퍽한 음식을 억지로 먹이고 물을 주지 않거나, 섬유유연제를 먹이고,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등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일삼은 해병대 선임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1단독 정윤택 부장판사는 위력행사 가혹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인천시 강화군 한 해병대 생활관 등에서 이유없이 후임병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7월쯤 생활관 등에서 후임병들에게 “상남자처럼 먹을 수 있느냐”는 말과 함께 과자 2박스, 초코바 1봉지, 초콜릿 1봉지를 모두 먹게 했다. 그러면서 물을 마시지 못하도록 했다. 일명 ‘식고문’이었다.

후임병의 수면을 방해하는 일명 ‘이빨 연등’도 일삼았다. 후임병이 잠을 자려고 누우면 갑자기 불러 대화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식으로 잠을 못 자게 하는 식이다.

A씨의 가혹행위는 점점 더 심해졌다. 지난 2022년 11월쯤 A씨는 생활관에 있던 후임병 B씨에게 “이거 먹을 수 있느냐”며 섬유유연제를 채운 뚜껑을 건넸다. B씨가 머뭇거리자 A씨는 “X먹어”라고 윽박질러 이를 먹도록 했다. 지난해 2월에는 B씨가 침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다가가 ‘아이스에이지’라고 말하면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성기 부위를 손가락으로 때리는 등 폭행했다. 아이스 에이지는 일종의 ‘얼음땡’ 놀이로, 선임병이 해제할 때까지 후임병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병영 내 악습의 일종이라고 한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섬유유연제를 먹게 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 증언이 경험하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A씨로부터 B씨가 섬유유연제를 먹었다고 한 증인 진술도 있었기 때문이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특정 후임병들에게 반복적으로 가혹행위 등을 가했고, 그 수단과 방법이 불량하다”면서 “일부 피해자와는 형사상 합의한 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 형사공탁을 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