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지 못하는 사실혼 남편을 속여 남편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부동산을 팔아 재산 수억원을 빼돌린 6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종혁)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사기,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3년간의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A씨는 사실혼 관계인 남편 B(70대)씨를 속여 B씨 명의로 대출받거나 B씨 동의 없이 토지를 팔아 수억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지인 소개로 만나 함께 생활한 사실혼 관계의 부부다. 남편 B씨는 글을 읽고 쓸 수 없는 문맹(文盲)이라, A씨가 대신 은행 업무를 하거나, B씨 재산을 관리해 왔다.
A씨는 지난 2018년 9월 B씨에게 보험가입서라고 속여 은행 대출신청서에 서명을 받았다. 그리곤 B씨 명의의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받았다.
지난해 1월에는 한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B씨에게 동의받은 척 아파트 담보 대출신청서를 작성하게 한 뒤 은행에서 2억3000만원을 대출해 사용했다.
지난해 6월에는 B씨 소유의 아파트 세입자가 전세 재계약을 원하자 B씨 동의 없이 재계약을 맺고 전세 보증금 등 8800만원을 가로챘다.
A씨는 B씨 통장에서도 수억을 빼돌렸다. 약 7년간 373차례에 걸쳐 7억3400만원을 찾아 무단으로 사용했다. 돈 일부는 도박자금으로 쓰거나 개인 빚을 갚는 데 썼다고 한다.
김종혁 부장판사는 “오랜 기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오던 B씨 돈을 도박자금과 개인 빚을 갚는 데 사용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은행 대출금은 변제된 것으로 보이는 점, 남편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