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도로·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갖추는 기간이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교통 대책을 수립하는 시점을 앞당기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2기 신도시보다 도로는 약 2년, 철도는 최대 8.5년까지 교통망 구축 기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동탄·위례·운정 등 상당수 2기 신도시는 주민들이 입주를 시작한 지 몇 년씩 지났지만, 광역 도로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핵심 교통 인프라 건설 사업이 착공조차 못 해 극심한 출퇴근 불편이 이어지면서 ‘교통 지옥’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및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신도시 광역교통망 신속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선(先) 교통, 후(後) 입주’를 실현해 ‘수도권 출퇴근 30분’이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우선 공공주택 사업 등에서 교통 대책을 세워야 하는 시점을 ‘지구 지정 후 1년 이내’로 규정해 기존 ‘지구 계획 수립 전’보다 의무적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2기 신도시 때는 통상 2년 정도 걸렸지만, 이를 절반으로 단축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구리 토평 2지구, 오산 세교 3지구 등 신규 택지지구에 즉시 적용한다.
국토부는 교통 대책을 심의할 때 지자체의 의견을 직접 재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주요 쟁점은 미리 조정한 뒤 교통 대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지자체 등과 충분한 협의 없이 교통 대책을 확정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이 6개월 넘게 늦어지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에 의무적으로 조정을 신청하도록 하고, 6개월 안에 결과를 내놓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불필요한 사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 특히 두 곳 이상의 지자체를 지나는 도로 건설 사업에서는 과다한 인·허가 요구 등으로 사업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여러 지자체를 통과하는 필수 도로의 경우 국토부가 사업 계획을 직접 심의·의결하고, 관련 인·허가는 받은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철도는 개발 사업자가 사업비를 100% 부담하는 경우, 국가철도망계획 등 상위 계획에 반영되기 전이라도 기본 계획 수립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5년마다 수립하는 계획에 포함돼야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등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예타 기간을 단축하거나 아예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사업이 늦어지거나 조기 완공이 필요한 경우 ‘집중 투자 사업’으로 선정해 사업비를 당초 계획보다 추가로 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업비와 별도인 ‘광역교통계정’을 신설해 국토부가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김수상 대광위 상임위원은 “이번 조치에 따라 광역교통시설 공급 완료 기간이 도로는 평균 11년에서 9년, 철도는 평균 20년에서 11년 반~14년 반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광역교통법 시행령과 교통 대책 수립 지침 등 하위 법령은 내년 1월부터 개정을 추진하고, 광역교통법 등 법률 개정은 국회 일정을 고려해 내년 7월 중 발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