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제주국제여객선터미널 크루즈전용부두에서 중국 국적의 크루즈 '블루드림스타호(Blue Dream Star·2만4782t)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하선하고 있다. /뉴스1

경남도가 1척당 항공기 15대와 맞먹는 관광객을 수용하는 크루즈(cruise·유람선 여행) 관광 개발을 본격화한다.

경남도는 1억 6000만원을 투입해 내년 8월까지 9개월간 ‘경상남도 크루즈 관광 활성화 기반구축 용역’을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용역은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고, 남해안 관광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한다. 남해를 품은 경남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도, 부산·제주·인천처럼 국제 크루즈 입출항이 가능한 기반 시설이 없어 크루즈 관광객 유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경남도는 이 용역을 통해 ‘크루즈 관광 동향 및 전망 분석’ ‘경남 크루즈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수요 추정’ ‘경남 도내 크루즈선 접안능력 및 기반시설 구축 대상지 검토’ ‘크루즈 기반시설 조성사업 타당성 분석 및 기본계획’ ‘크루즈 항만 발전 및 배후지 관광여건 조성 방안’ ‘경상남도 크루즈 관광 육성 종합계획’ 등을 수립할 계획이다.

도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경남 내 크루즈 항만기반시설 구축 추진 근거를 마련해 해양수산부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25~2030)에 경남 크루즈 부두, 국제크루즈터미널 신설 등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수부 계획에 포함되면 국가 주도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경남도는 크루즈 기반 시설이 구축될 경우, 이순신 장군 승전지 해안 순례길과 연계한 크루즈 프로그램과 남해안 자연경관을 활용한 크루즈 관광상품 개발 등으로 해양관광지로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월 31일 오후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제주점 인근 거리가 중국 국적의 크루즈 '블루드림스타호(Blue Dream Star·2만4782t)를 타고 온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박완수 경남지사는 취임 후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을 꼽아왔다. 박 지사는 지난 10월 27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남해안을 글로벌 관광거점으로 육성해 지역경제에 활력이 돋는 새 성장 축으로 삼아야 한다”며 “싱가포르 센토사 섬처럼 정부가 개발을 주도하고 개발사업자가 토지 용도를 결정하는 한국형 화이트 존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또 남해안 섬에 대한 규제를 없애고 관광자원화하는 ‘섬 발전 촉진법’ 개정과 남해안 관광개발을 위한 전담기구 설립, ‘남해안권 관광진흥 특별법’ 제정 등을 건의했다.

경남과 부산·전남이 협업하는 남해안 관광벨트 구상은 정부가 추진하는 K관광 휴양벨트 조성사업, 가고 싶은 K관광 섬 사업, 남해안권 해양레저관광벨트 조성사업 등에 반영됐다. 이번 크루즈 관광 개발도 남해안 관광 개발의 한 축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경남도가 크루즈 관광 개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크루즈 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보통 크루즈 1척당 항공기 15대와 맞먹는 관광객을 수용한다고 한다. 크루즈가 기항지에 도착하면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5000명의 승객이 한꺼번에 내려 5~7시간 동안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한국관광공사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실시한 ‘외래 크루즈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전 5년간 부산항에 입항한 크루즈 관광객이 지출한 금액은 1인당 평균 467달러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62만원 정도다. 이 금액을 올해 연간 부산 크루즈 관광객 15만명의 지출 비용으로 환산(1달러=1330원)할 경우 연간 7005만 달러, 우리 돈 932억원의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있다. 부산은 내년 크루즈 관광객이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기준으로 환산하면 1억4010만 달러(한화 1864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차석호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남도는 크루즈 관련 기반 시설이 없어 크루즈 관광객 유치가 어려웠다”며 “중장기적으로 경남 내 크루즈 기항지를 개발해 크루즈 관광 산업을 육성하고, 국내외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