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결정되자, 마지막까지 유치 응원을 펼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부산시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29일 오전 1시 20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대형 스크린 속 프랑스 현지 화면을 지켜보던 시민 1500여명은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3분의 2 이상 득표해 최종 개최지로 결정되자, 탄식과 함께 침묵에 잠겼다.
몇시간째 목이 쉬어라 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던 시민들은 믿기지 않는 듯 자리에 풀썩 주저 앉거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열기로 가득했던 부산시민회관은 순식간에 정적으로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아쉬움에 눈물을 글썽이는 시민도 있었다. “잘했다” “수고했습니다”라고 위안하는 시민도 있었지만, 대부분 지난 9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것을 믿질 못하는 분위기였다.
부산시는 지난 2014년부터 2030엑스포 유치를 준비해왔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비해 득표수에서 밀린다는 분석에도, 막바지 정·재계의 전폭 지원, 강렬한 시민 열망을 앞세워 대역전극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부산시는 28일 오후 8시30분부터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대규모 시민응원전을 펼쳤다. 마지막 유치경쟁 프레젠테이션(PT) 발표를 시작할 때부터 시민회관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문화의 중심지 부산이 엑스포를 개최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최종 PT를 직접 지켜보면서 박수를 보내며 마지막까지 응원했다. 프랑스 파리 현지 분위기가 “긍정적이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희망 섞인 기대감도 감돌았다. 하지만 투표 결과가 기대하던 것과 달리 나오면서 시민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부산시민회관에서 응원전을 펼쳤던 박연주(45)씨는 “일말의 기대를 걸었는데, 기대하던 결과가 아니라 매우 아쉽다”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준비한 정부와 부산시, 기업 등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고등학생인 김동원(18)군은 “생각보다 결과가 저조해 실망스럽다”면서도 “언젠가 부산에서 꼭 엑스포를 유치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원호(52)씨는 “평창올림픽도 삼수 끝에 개최했다”며 “지금 준비하고 노력한 것들을 이어가 또 다시 준비해 부산의 저력을 보여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