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NASA(미 항공우주국)라 불리는 우주항공청 개청을 준비 중인 경남도가 직접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NASA 본부로 가 협력에 나선다. 경남도는 여야 정쟁에 막혀 우주항공청 특별법안 통과가 수개월째 멈춰 있지만, 프랑스와 일본에 이어 미국을 방문해 우주항공 세일즈 외교를 이어가며 우주항공청의 조속한 개청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경남도는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단장으로 한 ‘우주항공청 국제협력 경남대표단’(대표단)이 4일부터 오는 13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해외출장은 경남 사천에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 개청에 대비, 우주항공산업 발전 방향을 찾는 데 있다.
앞서 지난 6월 박완수 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유럽의 우주 심장부라 불리는 프랑스 툴루즈 우주센터 등을 찾은 바 있다. 또 지난달엔 김병규 경남도경제부지사를 필두로 한 대표단이 일본국립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아이치현을 찾아 협력에 나섰다. 경남도의 이번 미국행은 우주항공 세일즈 외교 세 번째 행보다.
이번 미국 출장길에 오른 대표단은 5일 우주항공청 개청 준비에 도움을 얻고자 미국 NASA 본부를 찾아 운영 현황과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에 대한 노하우를 듣고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우주항공 분야의 우수인력을 어떻게 유치했고, 이를 위해 정주 여건을 어떤 방식으로 개선했는지 등 우수사례를 청취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경남도가 30년 넘게 친선결연을 맺은 메릴랜드주를 찾아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도 방문한다.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1959년 설립된 미국 최대의 항공우주 분야 연구조직이자, 최초의 우주센터다. 미국 현대 로켓 추진 연구의 선구자인 로버트 고다드의 이름에서 땄다.
경남도는 이곳에서 지방정부와 상호협력 방안, 민간기업과의 협조체계 구축 사례를 듣고 관광·문화시설로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우주비행센터의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는 계획이다. 메릴랜드주 정부와는 양 지역의 우주항공 분야 기업 및 연구기관(대학) 등이 격년제로 상호교류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대표단은 또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투자유치와 경남 관광 홍보를 위한 활동도 펼친다. 오는 10일 미국 서부지역으로 옮겨가 경남지역 수산물 안정성과 우수성을 홍보하는 활동을 펼친다. 11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기업전시회 개막식에 참석, 도내 중소기업의 미주 시장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이 전시회에선 경남의 투자유치와 관광 홍보를 위한 부스를 운영해 지역산업 인프라와 남해안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집중적으로 홍보한다. 참여기업 상담회 및 투자협약, 수출협약 체결 지원도 펼친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나사(NASA)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한민국 우주항공청 조기 개청과 우주 비전을 열어나가는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주항공청 설치 근거가 될 특별법안은 오는 5일 오후 2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다뤄진다. 당초 추석 전인 지난달 25일 특별법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여야가 합의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등 민주당 측 사정으로 인해 추석 이후로 미뤄졌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연내 우주항공청 출범을 위해 지난 4월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 과방위 단계에서 여야 정쟁에 막혀 파행을 거듭하면서 법안은 표류 중이다.
경남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는 사천에 우주항공청 개청을 준비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한국형 NASA’라 불리는 국가행정기관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을 구체화할 컨트롤 타워로 꼽힌다.
경남도는 우주항공청과 함께 우주환경시험시설(사업비 4259억원), 위성개발혁신센터(사업비 451억원) 등 국내 우주산업 분야 거점 역할을 할 인프라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