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딸을 낳은 뒤 출생신고를 하지도 않고 제대로 돌보지 않아 약 2개월만에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아이 역시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최근 감사원이 자치단체에 확인을 요청한 영유아 사례에 포함돼 있었다.
22일 경남경찰청과 창원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 및 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5)씨가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3월 27일 경남 창원의 주거지에서 생후 76일 된 딸 B양이 분유를 토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별다른 치료 없이 방치하다 영양 결핍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망할 당시 B양의 몸무게는 겨우 2.5kg으로 신생아보다 더 말랐다. 생후 2개월 여아의 표준 체중은 3.98kg~6.87kg 정도다.
미혼모인 A씨는 B양을 낳고도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았고, 이름도 지어주지 않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입양 보낼 생각도 있었고, 겁이 나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친부가 아기를 키우는 동안 양육비를 주지 않아 힘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초 경찰은 지난해 6월 A씨를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하고, 10월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아기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점을 시인하면서도 “양육경험이 부족해 사망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이 경찰에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를 요청했다. 사건 당시 A씨 방 안 모습이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질러져 있었고, 아이의 물건이라고는 분유 한통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또 “아기가 밤에 혼자 울더라”는 참고인의 진술도 있었다.
경찰은 사건을 다시 조사하며 A씨 행적 등을 추가로 파악했다. A씨 휴대전화 위치 기록을 조회한 결과 1주일에 3~4번씩 한번에 4~6시간 가량 집을 비운 것이 드러났다. 아이가 살아있던 70여일 중 절반 이상을 술을 마시는 등 외출해 갓난아이는 혼자 집에 방치된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수차례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A씨를 긴급체포했다. 유기방임죄에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유기방임 혐의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인 반면, 아동학대치사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검찰은 지난 3월 29일 A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에 대해서는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또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명령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7월 13일 오전 11시 창원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