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 3월 2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photo 뉴스1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국내 송환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옵티머스 사태와 함께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역량을 집중해온 사안이다. 정치권에선 두 사태 모두 전 정권에서 터진 데다 국내 피해자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일련의 검찰 수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현 정부가 지지율 견인 차원에서라도 두 사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세르비아까지 날아간 합수단장

현재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단성한 단장은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으로 특수통 출신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복현 금감원장과도 연이 깊다. 합수단을 지휘하는 구상엽 1차장검사와 허정 2차장검사 또한 모두 특수통 출신이다. 단성한 단장은 지난 1월 말 권 대표가 도피해 있던 세르비아로 직접 출국해 4일가량 머물며 현지 검경과 법무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통상적 외교절차로 보면 이 같은 협조 요청은 주한대사관이 먼저 담당하는데, 단 단장이 직접 나선 것은 검찰의 강한 수사 의지로 읽혔다.

여기에 같은 시기 열린 다포스포럼에 윤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두고 해외에선 윤 대통령의 행보와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연결 짓는 시선도 있었다. 올해 다포스포럼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제외하고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G7 국가 정상 대부분이 불참한 바 있다. 구 유고슬라비아 지역에서 정부·기업을 상대로 정보제공 및 인수합병 등을 돕는 한 에이전트 관계자는 “선진국들은 대부분 장관급이나 차관급을 보냈는데 한국 대통령이 간 걸 두고 권 대표 송환을 염두에 두고 세르비아 측 실무진을 만나기 위해 참석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렸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포럼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동안 개최하지 못한 ‘다보스 코리아 나이트’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비롯해 국내외 정재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서울남부지검이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옵티머스 사태의 경우 올 초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수사 자료 일체를 넘겨받고 재수사를 결정한 사안이다. 옵티머스 사태는 지난 2020년 청와대와 민주당, 법조계 인사 등이 거론된 옵티머스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지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수사는 흐지부지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검찰의 재수사 방침은 이 부분을 다시 규명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3월 24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법원은 전날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 공문서 위조 혐의로 체포한 권도형 대표의 구금 기간을 최장 30일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같은 날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검찰은 구금 기간 직후 권 대표 혐의를 우리 사법 관할권 안에서 우선적으로 입증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과 싱가포르 또한 권 대표의 신병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몬테네그로의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은 3월 29일 “미국이 한국보다 먼저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두 국가 중 어느 쪽이 우선권이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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