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지역 아파트 건설 현장을 돌면서 장애인 고용 을 구실로 수천만원을 챙긴 A 장애인 노조의 지부 간부들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지부 조합원 가운데 장애인은 한 명도 없었으며, 장애인을 고용한 일도 없었다고 한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동 공갈 및 업무 방해 혐의로 A 장애인 노조의 부울경 지부장과 사무국장 등 2명을 구속하고 본부장·조직국장·교섭국장 등 다른 간부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 “장애인 노동자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면서 A 장애인 노조의 부울경 지부를 만들었다. 이후 이들은 작년 12월까지 부산·울산·경남의 아파트 건설 현장 인근에서 20여 차례 집회 신고를 낸 뒤 건설사 측에 “‘장애인 고용’ 등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집회를 열어 공사를 못 하게 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건설 현장 140곳 목록을 만들어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주로 골조 작업이 한창인 아파트 현장을 대상으로 정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또 1인당 일당 8만~10만원을 주고 ‘가짜 시위대’를 10~20명 고용해 집회를 열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은 노조 발전 기금 명목 또는 장부상 노조원을 채용하게 한 뒤 임금 명목으로 돈을 챙겼는데, 공사 현장 총 8곳에서 여섯 업체가 3400만원 피해를 봤다. 경찰은 “골조 작업은 일이 험해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동원한다”면서 “이 문제를 걸고넘어져 외국인 근로자들이 그만두게 되면 공사 지연으로 이어지고 건설사들이 그런 상황에 부담을 느끼는 점을 노린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들이 장애인 노조 지부를 설립한 목적부터 공사 현장에서 돈을 뜯어내려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5명은 다른 곳에서 노조 활동을 한 경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부 업체는 보복이 두려워 피해 내역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실제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