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2년 3개월만에 해제된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랑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마스크를 쓴 아동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있다./김지원 기자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랑구의 한 어린이집. 소방대피훈련을 받기위해 넓은 홀에 모인 만1~4세 어린이들은 대부분 색색깔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70여명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3~4명이 한 눈에 띌 정도였다. 마스크를 벗은 아이들은 두리번거리며 친구 얼굴을 쳐다보고, 괜시리 입가를 매만지기도 했다.

이날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보육시설도 통학차량을 제외하고는 실내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다. 그러나 보육시설 종사자나 학부모들은 “아직 불안하다”며 유아에 대한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겠다는 분위기다. 아직 코로나 유행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탓에, 면역력이 약한 아동들이 마스크를 벗기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 27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서 ‘유치원·어린이집 실내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지침을 발표했지만, 자체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어린이집·유치원이 많다. 서울 구로구의 한 어린이집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 반에 한명씩은 코로나 확진이 나오고 있다”며 “학부모님들께도 당분간은 아이들 마스크 착용을 계속 유지해달라고 공지한 상태”라고 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2년 3개월만에 해제된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랑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마스크를 쓴 아동들이 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손을 씻고 있다./김지원 기자

다만 보육 현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언제까지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특히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이후 출생한 ‘코로나 둥이’들의 발달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아이들은 태어나서 단 한번도 집이 아닌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본 적이 없다.

이날 찾은 중랑구 어린이집에서는 만 1세반 유아 8명 중 6명이 마스크를 코 끝까지 쓰고 있었다. 마스크 착용이 이미 익숙해진 탓인지, 뛰어다니다가 마스크가 살짝 벗겨지면, 고사리같은 손으로 스스로 다시 마스크줄을 귀에 거는 아이들도 있었다. 소꿉놀이를 하던 임모(37개월)양은 블록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는 본인이 쓴 마스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못먹어”라고 했다. “마스크 벗고 먹으면 안돼?” 하고 묻자, “아빠가 마스크 해줬어. 누가 가져가면 ‘안돼요’ 해야 돼”라고 답했다.

원장 고은경(55)씨는 “2020년생 아이들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보니 별로 불편해하지도 않고 오히려 벗는 걸 불안해하기도 한다”며 “마스크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다른 연도생 아이들보다 언어발달이 느린 편이라 (마스크를 계속 써야할지 벗겨야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이 어린이집은 이번주 중으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학부모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에 아동과 교사의 원내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이의 마스크 착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불안해서 당분간은 계속 씌우겠다”는 부모들이 많지만, “언제까지 씌워야하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2017년생·2020년생 두 딸을 키우는 이모(40)씨는 “애들 면역력도 약한데, 당장 마스크를 벗기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계속 씌워서 (유치원에) 보낼 예정”이라며 “아이들이 오히려 마스크 벗는 것을 무서워한다. 집 앞에서 놀 때도 꼬박꼬박 마스크를 씌워달라고 한다”고 했다. 반면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태어나서부터 마스크 쓴 아이가 너무 안타까워서 이제는 벗기고 싶다”는 이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