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린 3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애국가에 맞춰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32강 세 번째 경기인 포르투갈전이 열리는 3일 자정쯤 서울 광화문 광장은 16강 진출을 바라는 시민들로 붐볐다.

영하 1도의 추운 날씨였지만 대표팀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광화문 광장에 빼곡히 찬 시민들은 롱패딩 등 방한용품으로 꽁꽁 무장했으며, 대다수가 안에 붉은 옷을 입고 있었다.

태극기를 망토처럼 두르거나, 머리에 붉은 악마 머리띠를 두른 시민들도 있었다. 날씨가 춥고 시간이 늦은 탓인지 가족 단위의 응원객보다는 친구와 연인이 함께 찾아온 20~30대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

직장인 강모(31)씨는 “퇴근하고 친구들과 맥주 한잔하며 경기를 기다렸다”며 “16강 진출을 하면 더 좋지만, 경우의 수가 안 나오더라도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 첫 승만은 꼭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고, 2차전 가나와의 대결에서 2:3으로 패배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이날 포르투갈을 잡아야만 월드컵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3일 새벽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보다 김영권이 동점골을 넣자 환호하고 있다./뉴스1

시민들은 경기 시작 전 다 같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경기 시작 후에는 아리랑을 부르며 대표팀이 볼을 잡을 때면 박수 갈채를 보내며 응원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이 전반 시작 5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리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대표팀의 실책에 1분가량 정적이 이어졌으나 이내 시민들은 더 큰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을 이어갔다. 이윽고 전반 시작 27분쯤 대표팀 김영권 선수가 골을 넣자 앉아서 응원하던 시민들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고, 다 같이 ‘오 필승 코리아’ 노래를 불렀다.

2일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최종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진행됐다. 전반 한국 김영권이 동점골을 작렬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스포츠 조선

이날 경기 전부터 많은 응원객이 몰리자 경찰과 서울시는 통제를 위해 분주했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광장에 1만5000명이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경찰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 기동대와 특공대 등 경력 850여명을 배치했다. 현장에 있던 안전요원은 “날씨와 시간 탓인지 1·2차전 때보다는 시민이 적게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2:1로 경기를 승리한 뒤 가나와 우루과이 경기 결과에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선수들이 응원단을 향해 달리고 있다. /뉴스1

경찰은 광화문 광장 주변에 펜스를 두르고, 경광봉을 흔들며 응원객들이 한곳에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막았다. 이에 앞서 경찰은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합동으로 서울시·종로구 일대 지하철역 출입구와 무대 주변, 경사로 등의 취약지점을 점검하는 안전 관리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