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새 역사 교육과정에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9일 이런 내용의 ‘2022 교육과정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중·고교생들이 배우게 될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고 있는데, 그동안 연구진이 내놓은 시안으로 인터넷에서 의견 수렴을 했고 일부 수정한 2차 시안으로 공청회도 열었다. 이번에 교육부는 또 일부 수정해 자기들의 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전까지는 연구진의 안이고, 이번 행정예고안은 정부 의지가 반영된 안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는 우선 고교 한국사 교육과정에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했다. 지난 8월 연구진의 시안이 공개된 후 ‘6·25 남침’ 서술이 빠진 것과 ‘민주주의’ 서술이 논란이 됐는데, 연구진은 ‘6·25 남침’은 2차 수정안에서 포함했지만 ‘자유민주주의’는 넣지 않았었다. 이번에 교육부가 직접 나서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한 것이다. 교육부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가운데 ‘냉전 체제가 한반도 정세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탐색한다’는 내용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탐색한다’로 자유민주주의를 추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만든 현행 교육과정은 성취기준이 아닌 성취기준 해설에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용어를 넣었었는데, 윤석열 정부는 더 명확하게 성취기준에 ‘자유민주주의’를 포함한 것이다.
또, 민주화 운동 부분에 대한 성취기준 해설에도 ‘6월 민주 항쟁 이후 각 분야에서 전개된 민주화에 기반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정권 교체가 정착되고 시민운동이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라고 수정, 헌법 전문에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추가했다.
교육부는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한 이유에 대해 “광복 이후 미·소 대립이 본격화 되며 한반도에 냉전체제가 고착되었고 대한민국은 미국 등 자유민주 진영의 정치, 경제 제도 등을 기초로 정부를 수립하였다. 당시 북한 정권과 대비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정통성을 확고히 명시하기 위해 성취기준에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2000년 헌법재판소도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헌법의 지향 이념으로 삼고 있다”라고 결정했고, 국가 정체성이나 국가의 지향 가치를 다루는 다양한 법률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예컨대, 교육기본법, 통일교육지원법, 국가보훈기본법, 국가유공자 단체법 등에 자유민주주의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대립하는 개념으로 보지 않고, 교육과정의 내용에 따라 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개념으로는 ‘민주주의’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20일간 교육과정 개정안을 행정예고 한 후 최종안을 만들어 국가교육위원회에 넘겨 심의·의결을 받은 뒤 연내 확정고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