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발생한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과 관련해 서울교통공사가 15일 내부 사업소별로 ‘재발방지 대책 수립 아이디어를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국무총리가 한마디 하니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영업계획처가 지난 15일 오후 각 영업사업소에 전달한 카카오톡 단체 메시지. ⓒ 뉴스1

16일 서울교통공사와 직장인이 주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 등에는 15일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서 제작된 문건으로 보이는 공지사항 문건이 돌았다. 해당 문건에는 “영업계획처 긴급 공지사항이다. 국무총리 지시사항으로 신당역 여직원 사망사고 관련 재발 방지 대책수립 아이디어가 필요하니 사업소별로 16일 오전 10시까지 영업계획처에 의견을 제출해 달라”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디어 제출 양식에는 ‘OO영업소’ 부서 이름과 아이디어, 기대효과를 적는 란이 있었다.

이같은 지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특히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에 효과적이고 단호한 대응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라고 하면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2인 1조 순찰규정이나 충분한 인력 충원이 없었는데 보여주기 식으로 일하는 것이냐” “재발 대책을 아이디어 모집이라고 표현하는 사고방식이 놀랍다” “유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다. 한 직원은 “직원 두 명이서 한쪽씩 발목을 묶어 다니는 것 어떻느냐”라며 비꼬기도 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역무원 역사 순찰시 ‘2인 1조’ 투입 규정이 없었다는 점, 피의자가 불법촬영 혐의로 직위해제됐으나 내부 인트라넷 접속 권한은 그대로 남겨둬 피해자 근무시간을 알 수 있도록 했다는 점 등 피해자 보호 조치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16일 오후 3시 살인 혐의로 체포된 전모(31)씨에 대한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16일 오후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