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며 포트홀(Pothole·지반침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동부간선로, 내부순환로 등 서울 내 자동차전용도로 12개 노선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8~11일 쏟아진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위 도로에서 포트홀이 총 813건 발생했다. 한강·중랑천과 가까워 상습 침수하는 동부간선로(313건)와 올림픽대로(172건)의 피해 건수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이어 강변북로(111건), 내부순환로(102건), 국회대로(40건), 양재대로(20건) 순으로 피해가 컸다.
포트홀은 도로 포장이 노후화하거나 균열이 발생하며 만들어진 틈으로, 빗물이 스며들면서 표면이 부분적으로 움푹 떨어져 나가 패인 구멍을 말한다. 고속 주행하는 차량의 반복 하중으로 도로의 포장면은 자연 파손되는데, 지속적인 강우로 도로의 포장면이 약해지면 포트홀이 발생한다. 특히 상습 침수 구역인 동부간선로와 올림픽대로는 도로의 내구성이 낮아 폭우가 쏟아졌을 때 포트홀이 발생하기 쉽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서울 자동차전용도로에서 5년간 연평균 5786건의 포트홀이 발생했고, 이곳에서 발생한 차 사고로 공단에 배상을 신청한 민원은 연평균 100여건에 달한다.
폭우가 쏟아질 때마다 포트홀이 수백건씩 발생하는 이유는 부족한 예산 문제 때문이다. 서울시는 포장평가지수(SPI)에 따라 지수가 6 미만이면 불량 포장으로 판단하는데, 이곳을 모두 재포장하려면 올해 기준 546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반면 배정된 예산은 99억원에 불과해 공단은 SPI가 4.75 미만인 곳을 우선 정비하고 있다. 도로 노후화로 관리 대상은 늘어나는 데 예산이 부족해 곳곳에서 포트홀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가 포트홀이 생긴 곳을 지나갈 땐 타이어가 찢어지거나 차량 하부가 파손될 위험이 있다. 특히 빠른 속도로 운행하다 포트홀에 빠지면 타이어와 휠 뿐 아니라 서스펜션에도 손상을 주고, 심하면 차량이 전복될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2018년 3년간 전 국토에서 생긴 포트홀로 5153대 차량이 물적 사고를 입었고 654건의 인적 사고가 발생했다.
포트홀은 주행 도중 발견하기 쉽지 않은데, 특히 우천이나 야간 주행에선 육안으로 거의 식별하기 어렵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은 “포트홀은 통상 폭우가 내리는 중이거나 직후에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최소한 그 시기만큼은 평소보다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두 배로 확보하며 충분히 서행해야 한다”면서 “만약 포트홀을 뒤늦게 발견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급격하게 핸들을 조향했을 땐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차라리 그대로 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포트홀로 사고가 발생했다면 국가나 공단 등 도로를 관리하는 주체를 상대로 배상을 신청할 수 있다. 물론 수리한 내역과 사고를 입증할 수 있는 블랙박스 등을 첨부해야 한다. 박 연구원은 “사고로 블랙박스가 온전히 보존되지 않을 경우엔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를 받거나 도로·상가 CCTV를 확보해, 운전자가 예측할 수 없었고 어느 운전자가 운전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