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년 동안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이 4배 가까이 올랐다는 시민 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004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시내 아파트 12만4000세대의 시세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KB부동산 시세정보를 활용해, 아파트의 3.3㎡(1평)당 가격 평균치를 시점별로 구했다.
조사 결과, 30평 기준으로 2004년 3억4000만원이던 아파트 가격은 올해 5월 12억8000만원으로 약 3.8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경실련은 “아파트 가격은 폭등한 반면, 같은 기간 노동자 임금은 2배밖에 오르지 않았다”며 “2004년에는 18년간 급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에 내 집 마련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그 두 배인 36년간 돈을 모아야 장만할 수 있다”고 했다.
정권 임기 말 기준으로 보면, 노무현 정부 때는 5억2500만원으로 아파트 가격이 한차례 상승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4억9100만원으로 하락했으며, 박근혜 정부 당시 다시 올라 아파트 값은 5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인 지난 5월 기준으로 아파트 값이 12억7800만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비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 차이도 벌어졌다. 강남과 비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 차이는 2004년 3억80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15억1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최대 격차다. 강남 3구의 평균 아파트 값은 2004년 6억8000만원에서 26억1000만원으로 19억원 넘게 뛰었지만, 비강남 지역의 아파트는 3억원에서 11억원으로 8억원 올랐다.
경실련은 “정부는 무주택 서민들이 겪는 고통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집값을 최소한 5년 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지금의 일부 실거래가 위주 하락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