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서 6년간 세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직원(왼쪽 사진)과 그의 친동생(오른쪽 사진)이 6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우리은행 직원이 횡령 금액의 절반을 선물 옵션 상품에 투자했다가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우리은행 현직 차장급 직원인 A(43)씨는 614억원을 횡령한 뒤 선물옵션 상품에 투자해 31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찰은 횡령금 중 일부가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개발사업 채권 인수자금과 부지 매입 등을 위해 해외로 송금됐고, 본인이나 가족 명의 부동산에 들어간 정황이 있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친동생의 서울 동작구 자택 매입에 일부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수익추적팀 5명을 투입해 수사하고 있으나, 횡령 시기가 오래됐다 보니 다소 시간이 걸리고 직원 본인 진술이 왔다 갔다 하는 부분이 있다”며 “끝까지 추적해 최대한 회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범죄를 통해 취득한 불법 수익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몰수보전’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은행 직원 A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6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또, A씨 범행에 공모한 친동생도 같은날 구속된 상태에서 검찰에 넘겨졌고, A씨가 횡령한 돈을 파생상품 등에 투자할 때 도움을 준 지인도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현재까지는 우리은행 내 윗선이 이번 횡령 사건에 연루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