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를 통과하는 한 시내 버스 노선을 두고 주민들이 서울시 게시판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가 시민 의견을 받기 위해 만든 웹사이트에 한 주민이 교통이 불편하다며 버스 노선 변경을 제안하자 이틀만에 ‘노선 변경 절대 반대’ 제안이 맞불을 놓듯 올라왔다.
지난달 4일 서울시 시민제안 웹사이트인 ‘민주주의 서울’에 3217번 버스 북위례 위례대로 경유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217번 버스는 서울 송파구 복정역에서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까지 운행하는 서울 시내 버스다. 이 버스는 서울시와 하남시 경계에 있는 위례대로 약 700m 구간을 지나는데, 중간에 위례송파로를 통해 다시 서울 시내로 들어선다.
이 제안을 한 글쓴이는 위례대로 운행 구간을 늘려달라며 노선 변경을 요구했다. 그는 “북위례 하남은 수천 세대가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데 이용할 수 있는 대중 교통 수단은 비효율적인 운행 경로와 긴 배차 간격을 가진 버스들 뿐”이라며 “주민들이 일상 생활에 매우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시민제안 웹사이트는 공감 투표가 50개만 넘어도 담당 부서가 검토한다. 해당 제안은 며칠만에 이를 넘겼고 현재까지 300여개의 공감을 받았다.
그러나 이 글이 올라온 지 이틀 만인 지난달 6일, ‘3217노선 변경 절대 반대’란 제목의 제안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지금 위례대로는 많은 버스들이 다니고 있고, 3217은 주민들이 유일하게 5호선을 탈 수 있는 노선”이라며 “서울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되는 하남시민의 이기적인 민원은 수용할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며칠만에 원래 제안보다 더 많은 공감을 받았고, 공감수 500여 개로 ‘이달의 최대 공감 제안’에 올랐다. 댓글창에는 “노선 변경 절대 반대” “왜 잘 타고 다니는 버스 노선을 바꾸냐”는 등 지지 댓글 120여 개가 달렸다. 한편 기존 제안에는 역으로 ‘댓글 테러’가 벌어졌다. “곧 초중고 개교 하는데 애들 돌아서 다니란 거냐” “지금도 노선 모자라서 불편해 죽겠는데 말도 안 된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그 집 팔고 버스 잘 다니는 아파트로 이사 가라” “이기심이 지나치다”는 등 글쓴이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도시에 갑자기 거주 인구가 늘어나면서 교통 수단이 부족해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노선을 바꾸면 기존 노선을 이용하던 시민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돼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신도시 개발로 서울과 경기도의 생활권이 겹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며 “위례신도시처럼 경계에 있는 지역은 대중 교통 노선 조정 시 각 지자체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주민 편의를 위해 지자체들 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