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9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중학교에서 명지병원 레지던트 시험에 응시한 조민씨의 자료배정표. /최훈민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30)씨가 17일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면접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는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면접을 위해 오후 1시 40분쯤 병원 암센터 2층 면접장에 도착했다. 실제 면접은 오후 2시 25분부터 10분가량 진행됐다. 병원장을 비롯해 진료처장 등 5명이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을 마친 조씨는 함께 온 일행과 함께 오후 2시 40분쯤 병원을 빠져나갔다. 면접을 거친 전공의 합격자는 18일 발표된다.

조씨는 지난 13일 경상국립대병원 2022학년도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추가 모집 마감일에 응급의학과에 지원했다. 공고 상 응급의학과 모집 정원은 2명이었지만, 조씨 외에 다른 지원자는 없어 단독 지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단독 지원한 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특히 병원 응급의학과의 경우 인력 부족 문제를 늘 안고 있어 인력 충원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병원의 모집 공고에 ‘응시자가 정원에 미달되더라도 수련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의사 직분 수행에 결격사유가 있다면 세부 선발지침에 따라 합격을 제한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단독 지원이라도 무조건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조씨는 지난해 말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했다. 2명을 뽑는 모집에 조씨 포함 2명이 지원해 경쟁률 1대1이었지만, 조씨는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여기에 조씨는 모친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재판 과정에서 입시에 활용했던 이른바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는 법원 판단에 따라 향후 의사 면허 박탈 가능성도 있다. 오는 20일 부산대는 조씨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에 대한 후속 절차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부산대가 청문 등 최종 절차를 마무리하면 보건복지부는 조씨 의사 면허를 취소하게 된다. 다만 조씨 의사자격이 즉시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조씨가 결정에 불복해 부산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법원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의사 자격은 유지된다.

17일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앞에서 김재경 전 국회의원이 조민씨의 임용을 반대하는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경상대 전 총동문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재경 전 의원 제공

한편, 조씨가 경상국립대병원 전공의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오프라인 상으로 찬반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면접이 진행된 이날 병원 정문 앞엔 진주 출신 김재경 전 국회의원이 조씨 임용을 반대하는 피켓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전 의원은 6년간 경상대학교(현 경상국립대학교) 총동문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부산대가 오는 20일부터 청문 절차를 거쳐 조씨 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을 내릴 예정인만큼 향후 조씨의 레지던트 지원 자격이 없어질 우려가 높다”며 “조씨가 부산대 입학 취소 확정 등으로 의사 면허가 박탈될 경우 대학병원이 무면허 진료 등 민·형사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서류 위조 부정입학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높아 학생과 동료 의사, 병원 구성원들 사이에서 거부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병원엔 조씨 채용에 반대하는 이들의 항의 전화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 같은 움직임을 ‘극우 보수 세력의 정치적 압력’으로 규정하고, 경상대병원장과 경상대 총장 이메일 주소를 공유한 뒤 공정한 채용 심사를 요구하는 이메일 보내기 동참을 독려하고 나섰다.

조민씨의 공정 채용 심사를 요구하며 경상대병원장 등에 이메일 보내기 동참을 호소하는 페이스북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