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인근에서 주민 40여명이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슬람 사원 건축 부지에서 한 주민이 철골 구조물을 바라보고 있다./이승규 기자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근 이슬람 사원(모스크) 건축 관련해 주민과 건축주 간 갈등이 1년여간 지속되는 가운데, 관할 지자체인 대구 북구 측이 민원을 토대로 내린 공사 중지 조치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1일 대구지법 행정1부(재판장 차경환)는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이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이슬람 사원 공사 중지 철회 처분 취소 소송에서 “공사 중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 갈등은 지난해 9월 28일 대구 북구가 대현동 인근 주택 밀집 지역에 모스크 건축을 허가하면서 시작됐다. 이슬람 건축주들이 단독주택이었던 건물을 모스크로 용도 변경하는 취지의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북구청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된 이후 인근 주민들이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며 집단 민원을 제기하자 지난 2월 16일 북구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인근 주민들은 “사원이 건축돼 신도들이 대거 몰리면 인근 가정집엔 소음과 쓰레기 문제가 발생하고 코로나 감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 북구 측이 공사 중지 처분을 내리기 전 건축주 측에게 이를 사전 통지하거나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이 절차상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행정절차법 제21조와 제22조에 따르면 행정청이 당사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경우 미리 처분의 내용과 의견 제출 기회를 줘야한다”면서 “대구 북구 측은 건축주 측에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은 만큼 절차적 위법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대구 북구 측이 공사중지처분서에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령을 명시하지 않은 점도 위법 사유로 꼽혔다.

재판부는 또 “단순히 집단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공사중지 처분을 내릴 순 없으며 주민들의 정서 등 공공복리를 이유로 공사중지를 명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슬람 사원 공사 재개를 주장해온 지역 시민단체들은 법원의 판결을 환영했다.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은 이날 1심 선고 직후 “이슬람 사원 관련해 벌어진 갈등을 종식시키는 판결”이라며 “대화와 타협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현동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슬람 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김정애 부위원장은 “법리에 빠져 주민의 고통을 외면한 판결”이라면서 “그 현장에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들의 공공복리를 소홀히 여긴 재판부에 강력히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북구 측은 항소할 계획이다. 대구 북구 관계자는 “주민 정서는 여전히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고 있는만큼, 항소할 계획이며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