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제3노조가 기존 노조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의사 표시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에는 3개의 노조가 있다. 기존에 있던 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 외에 ‘올(ALL)바른노조’가 지난달 출범했다. 이 신생 노조는 조합원 500여 명 중 20~30대 비율이 90%에 달해 ‘MZ 노조’라고 불리기도 한다.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교통공사 본사 입구에서 'MZ노조'인 올(All)바른노조의 송시영(29) 노조위원장이 1인시 위를 하고 있다./서유근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제시한 구조조정안에 대해 기존 노조들이 ‘파업 결의’를 한 뒤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올바른노조는 대신 ‘1인 시위’를 쟁의 수단으로 선택했다.

올바른노조의 1인 시위는 6일부터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시작됐다. 1인 시위자가 갖고 있는 피켓에는 ‘오늘도 열심히 일했습니다. 근무 개악, 무급휴직 제시안은 거둬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지하철 선로를 정비하고, 스크린 도어를 점검하며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과 시간이 표시된 사진들도 피켓에 붙어 있다. 올바른노조의 노조원들은 “시위 기간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일종의 ‘인증 샷’”이라며 “시위는 근무 시간 전후나 비번일 때 벌인다”고 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의 최대 현안은 구조조정이다. 교통공사 측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자, 전체 직원의 약 10%인 1500여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기존 양대 노조는 이에 반대해 오는 1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올바른노조는 ‘구조조정 반대’ 입장은 같지만, “일할 건 하면서, 요구할 것을 요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7일 1인 시위자로 나선 송시영(29)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정오부터 1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전날 오후 6시 출근해 이날 오전 9시 10분까지 근무했고, 비번인 시간을 활용했다고 한다. 송 위원장은 “시위를 하더라도 근무에 지장이 없도록 짧게 하고, 1인 시위로 코로나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킨다”고 했다.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생산성을 떨어뜨리면서까지 파업을 하는 것에 대해 이들 MZ세대 직원들이 부정적이라고 한다. 한 올바른노조 조합원은 “지하철 파업이 시작되면 시민들이 큰 불편을 느낄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의 요구가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바른노조는 지난달 15일 메타버스(Metaverse)에서 100여명이 참여한 노조 출범식을 열었다. 대규모 야외 행사를 통한 세(勢) 과시가 아니라 인터넷 속 3차원 가상공간을 행사장으로 선택한 것도 기성 노조와 다른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