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3개월여 만에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연쇄 살해한 전과 14범 강모씨 사건을 비롯해 최근 반(反)인륜적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사형(死刑) 여론이 불붙고 있다. 생후 20개월 된 영아를 성폭행하고, 이불을 덮은 채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때리고 짓밟아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양모(29)씨 사건도 공분을 더하고 있다. 양씨는 지난 6월 15일 새벽 대전의 주거지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이 최근 논란이 되자 양씨의 장모는 3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씨는) 악마보다 더한 악마”라며 “딸이 양씨를 빨리 죽여달라고 말한다”고 했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가 2021년 8월 31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중 질문을 하려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 오종찬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최근 한 달 새 “사형제도 다시 부활해달라” “흉악범 사형수 사형 집행 제도 실시해달라”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 각지의 맘 카페,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강씨, 양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라”는 요구가 거세다. ‘사형제 부활’을 공약으로 내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는 31일 양씨를 향해 “제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놈은 반드시 사형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법률상으론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1997년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해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여러 정권이 인권을 이유로 사형 집행을 기피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교정 시설에 수용돼 있는 사형수는 연쇄 살인범 유영철, 강호순 등 60명이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형벌의 목적은 범죄자들의 범죄 심리를 억제하는 것인데, 지금 흉악범들은 ‘사람 죽여도 내가 죽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며 맘껏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절인 지난해 7월, 17년간 중단됐던 연방 사형 집행을 부활해 올 1월까지 사형 13건을 집행했다. 일본도 수시로 사형을 집행한다. 한국 정부는 점차 ‘사형 폐지론’으로 기울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처음으로 ‘사형 집행 모라토리엄(일시적 유예)’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법무부는 당시 “한국이 사실상 사형 폐지국이라는 국제사회의 인식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