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대구광역시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앞에서 시민들이 백화점 정문 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 시민들이 약속 장소를 정할 때 “대백에서 만나자”고 할 만큼 애정과 추억이 서린 이곳은 최근 대형 백화점 진출과 온라인 쇼핑몰 증가에 코로나 직격탄까지 맞아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날 77년 만에 문을 닫았다. /연합뉴스

대구 번화가 동성로의 상징인 대구백화점(대백) 본점이 77년 만에 문을 닫았다. 지역 대표 백화점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대형 백화점 진출과 온라인 쇼핑몰 증가로 매출이 해마다 줄었고,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무기한 휴점을 결정하게 됐다.

30일 영업 마지막 날을 맞은 대백 본점은 손님들로 붐볐다. 매장 곳곳에 ‘오랜 시간 본점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안내문이 걸렸다. 70여 년간 사은품 등 추억의 물품을 전시한 공간도 보였다. 대백 측은 “‘문을 닫지 마라'는 항의 전화 수백 통이 걸려 왔다”고 밝혔다. 2001년 입사해 지금까지 화장품 매장에서 일해온 김모(39) 매니저는 “인생 첫 직장이자 남편의 프러포즈를 받은 곳”이라며 “(매장) 오픈 때 막내로 시작했는데, 매니저로 문을 닫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전국 유일의 향토백화점인 대구백화점 본점이 7월 1일부터 잠정 휴업에 들어가는 가운데 30일 오전 시민들이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해 백화점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뉴시스

대백은 지난 1944년 고(故) 구본흥 명예회장이 창업한 ‘대구상회’에서 출발했다. 1969년 현 위치에 대백 본점이 문을 열었다. 당시 대구 최고층인 지하 1층, 지상 10층 건물로, 본점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면서 동성로 시대를 열었다. 대구 시민들이 약속 장소를 정할 때 “대백에서 만나자”고 할 만큼 상징적인 건물이었다.

대백 본점은 대형 백화점과 경쟁에서도 지지 않았다. 1973년 개점한 신세계 대구지점이 3년 만에 철수할 정도였다. 1993년에는 중구 대봉동에 ‘대백프라자’를 열었다. 2002년 대백 본점은 단일 점포로 2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이듬해 롯데백화점 대구점, 2016년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들어서면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대백 측은 “본점은 매각과 임대 등을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대백프라자 운영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대백 본점 마지막 점장인 박효진(55)씨는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본점이 문을 닫지만, 대백프라자는 목숨 걸고 지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