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이 흐르는 경북 상주시의 관광지인 경천섬 일대에 ‘낙동강 오리알’이 전시된다.
19일 상주시는 오는 6월 13일까지 경천섬 일대 낙동강 위에 길이 19.5m·높이 16.2m에 달하는 대형 오리와 오리알 4개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띄운다고 밝혔다. 재물운을 기원하는 황금색 오리알도 섞여있으며, 야간에는 오리와 오리알 4개가 모두 다채로운 빛을 내며 강물을 수 놓는다.
관용구인 낙동강 오리알은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처량하게 된 신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낙동강 오리알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에 따르면 낙동강은 예로부터 오리와 오리알이 많았다고 한다. 사람이나 짐승들이 맛 없는 오리알을 건드리지 않아 물에 둥둥 뜬 오리알이 많았는데, 그 방치된 모습이 처량해보여 ‘낙동강 오리알’이라고 표현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유래는 6·25 전쟁과 관련돼 있다. 1950년 8월 4일 국군 1사단 12연대 11중대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군과 접전을 벌이던 때, 유엔군의 폭격이 시작되자 이를 바라보던 국군 측이 “낙동강에 오리알 떨어진다”고 외쳤다는 것이다. 이후 낙동강 오리알은 낙오된 북한군을 조롱하는 말로 쓰였다고 한다.
이처럼 기존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던 낙동강 오리알을 상주시는 관광 자원으로 택했다. 낙동강과 연관된 소재를 통해 관광지인 경천섬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낙동강 오리알’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보자는 의도다.
오리 모양 조형물이 관광 효과를 높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서울 잠실 석촌 호수엔 네덜란드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제작한 대형 고무 오리인 ‘러버덕(rubber duck)’이 떴다. 러버덕은 전시기간 중 500여만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3년 뒤엔 오리과 동물 고니(백조)를 소재로 한 조형물 ‘스위트 스완즈(Sweet Swans)’를 보러 관람객 650여만명이 다녀갔다.
상주시는 낙동강 오리알과 경천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낙동강 오리알 탐사선’을 운행하고 관련 소셜미디어 이벤트와 함께 1년 뒤에 발송되는 ‘낙동강 오리알 느린 엽서 쓰기’ 등 행사를 열어 집객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낙동강 오리알을 관람할 수 있는 경천섬은 꽃과 수목이 어우러진 20만㎡ 크기의 생태공원이다. 낙동강의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강물 위에 설치된 경천섬 수상탐방로도 있다. 섬 주변에는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히는 경천대와 자전거박물관, 상주보 수상레저센터, 상주국제승마장 등 다양한 관광 명소가 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왕따나 외톨이를 의미했던 낙동강 오리알을 이제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관광 자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오는 10월에는 알에서 부화한 새끼 오리 역시 경천섬에서 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