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의대생 손정민(22)씨가 신고 닷새만에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정확한 사인(死因) 규명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서울 용산경찰서와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손씨의 사망과 관련해 목격자를 찾는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족의 뜻에 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1일 부검을 진행했다.
유족 등에 따르면 국과수는 전날 손씨 시신에 대한 육안 감식을 진행해,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자상 두 개가 있고 뺨 근육 일부가 파열됐다는 결과를 내놨다. 또한 시신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국과수는 유족에게 “머리 부분 상처는 사망 이전에 발생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같은 상처가 물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상처를 확인한 결과) 머리 내부까지 다친 것은 아니고 표피만 다쳤다”며 “물길에 빠지면서 부딪히거나 쓸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신 수습 당시 현장 인근에는 부유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 아버지는 이날 본지에 “국과수에서 상처에 대해 물길에서 생겼을 가능성, 흉기로 찔렸을 가능성, 어딘가에 부딪혔을 가능성 등 여러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자꾸 포인트가 상처로 가는데 상처 없이도 한강에 밀어서 빠뜨릴 수도 있는만큼 상처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술이 어느정도 깬 상태였을텐데 왜 한강으로 갔는지, 수심도 깊지 않은데 왜 빠져 나오지 못했는지 등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에서 채취한 시료를 정밀검사하기로 했다. 손씨 사망 원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약 2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손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쯤부터 25일 오전 2시 이후까지 친구 A씨와 술을 마시다가 잠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 A씨는 홀로 귀가했고, 오전 4시 30분쯤 A씨가 혼자 반포나들목(토끼굴)을 지나는 모습이 방범카메라(CCTV)에 찍혔다.
손씨는 실종신고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 50분쯤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에서 20여m 떨어진 강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