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펴낸 음악 교과서에 퇴계 선생의 학덕을 존경하고 추모하는 내용의 ‘이 퇴계’라는 제목의 악보가 공개됐다.
26일 경북유교문화원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1931년 발행된 음악 교과서(初等唱歌)에는 ‘이퇴계'(李退溪)라는 제목의 노래가 실려 있다.
안동 고성 이씨 며느리인 류기남(65) 여사는 최근 일제강점기 초등 음악 교과서인 ‘초등창가’(初等唱歌)를 입수하고, 그 속에서 ‘이 퇴계’라는 제목의 악보를 발견해 공개했다. 해당 교과서는 ‘경성사범학교 음악교육연구회’가 편찬해 일본창가출판소와 오사카 보문관이 발행한 서적이다.
‘이 퇴계’라는 제목의 노래는 16절지 크기로 수백 여 수록곡 중 하나로, 모두 4절로 구성됐다. 도쿄음악학교를 졸업하고 1921년 우리나라에 들어와 경성여고 등에서 음악교사로 활동한 오바 유우 노스케가 작곡하고, 나가네 젠소쿠가 작사했다.
1절과 2절에는 ‘어린 시절 항상심은 주위 사람보다 뛰어났네/ 아버지 일찍 여의고 어머니의 자애를 한몸에 받았네/ 엄한 숙부 교훈 가슴에 품고/ 아침부터 밤까지 성현 학문에 몰두해 공부한 시간이 얼마일까?’라는 가사로 퇴계 선생의 집안과 학업을 소개했다.
이어 3·4절에는 ‘학업을 갈고 닦은 보람이 있어/ 이윽고 급제해 학업을 이루었네/ 빛나는 그분의 인덕과 명예는 널리 알려졌네/ 동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사람들은 존경했네/ 도산서원과 그의 공적은 얼마나 고귀할까 추모하네’라며 퇴계 선생의 학덕과 공적을 존경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퇴계’ 음악 교과서는 조만간 한국국학진흥원에 사료로 기탁 될 예정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박사는 “당시 조선총독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은 시기에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퇴계 선생이 실렸다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며 “일본인들조차 퇴계 선생의 학덕과 인품을 존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