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진 기자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원마켓'에 생필품과 식료품이 진열돼 있다.

지난 19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청 별관에 위치한 ‘영(0)원마켓’. 장바구니를 든 송모(여·49)씨가 쭈뼛쭈뼛 들어오더니 출입구에 놓인 신청서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월 소득 등을 적었다. 이어 20평(약 66㎡) 남짓한 매장에서 냉동핫도그, 단백질바, 빵, 세제를 골라 담은 뒤 점원에게 주민등록증을 내밀었다. 이곳은 영등포구가 운영하는 무료 생필품점이다. 해당 구(區)에 사는 주민 누구나 3만원 상당의 물품을 ‘무료’로 받아갈 수 있다. 배가 고파 ‘코로나 장발장’이 될 위기에 처한 이들을 선제적으로 구제한다는 목표로 만들었다. 세 자녀를 홀로 키운다는 송씨는 “원래 바느질로 돈을 벌었는데 코로나로 일감이 거의 없는데다 손까지 다쳐 두 달째 쉬고 있다”며 “두 달 전부터 이 곳의 얘기는 들었는데, 용기가 안 나서 고민만 하다 ‘엄마로서 아이들 먹이고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자존심 버리고 먹을거리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조유진 기자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원마켓'에 생필품과 식료품이 진열돼 있다.

영등포구는 지난 1월 문을 연 이후 3개월 새 1951명이 이 곳을 찾았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찾은 품목은 쌀과 잡곡이었다. 이어 라면, 고추장·된장 순이었다. 매장 물건들은 기업과 개인 후원·기부를 통해 마련한다. 현재까지 5500만원어치가 모였다. 최대 두 번까지 방문할 수 있는데, 두 번째 방문한 주민은 동 주민센터와 연계해 복지 상담을 진행한다. 구청 관계자는 “꼭 차상위 계층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물건을 가져갈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며 “호기심에 찾은 주민들도 가게를 살펴보곤 발길을 돌리거나, 물건을 들고 갔다가 ‘더 어려운 사람 주라'며 다시 들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