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 따러 가는 컨텐츠 하면 100만뷰 예상” “노예XX 잡으러 가자”. 지난 9일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의 영상에 흑인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댓글이 수십 개 달렸다. 과거 미국 흑인 노예들이 목화밭 등지에서 일했던 것을 빗댄 인종차별이다. 여권의 강성 지지자들은 민주당 2030세대 초선의원들이 지난 9일 재·보선 참패를 반성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자 이들을 조선족에 빗대 ‘배은망덕한 초선족’이라는 차별적 표현으로 비난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한국계 여성을 포함한 동양인 여성 6명이 숨진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서구권의 동양인 인종차별이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작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 온라인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9일 샘 오취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샘오취리 근황 산에서 삶을 느끼다’라는 제목으로 관악산을 오르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12일 오전 11시 기준 조회수 5만 5000여 회에 싫어요 6700개, 댓글 8200여 개가 달린 상태다. 댓글들은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오취리의 복귀에 대해 비난과 함께 인종 차별적 댓글이 함께 올라왔다.
오취리는 지난해 8월 의정부고 ‘관짝소년단’ 패러디에 대해 “흑인 입장에서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한국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어 당시 출연하던 방송에서 하차했다. 그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입장문에 K팝을 비하하는 해시태그(#teakpop)를 달았으며, 과거 한 방송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눈 찢기’ 제스처를 취했다며 지적이 일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오취리의 복귀에 불만을 표하며 “한국인이 가혹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등 인종차별적 댓글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차별적 표현은 정치의 영역에서도 나타났다. 민주당 2030 초선의원들은 지난 9일 서울시장 선거 참패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을 거론했다가 당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초선족(초선+조선족)’으로 불리게 됐다. ‘(조선족처럼)배은망덕하다’, ‘뒤통수를 쳤다’는 게 이유다. 소셜미디어에는 “초선족들 똑같은 글 동시에 올리는 것 봐라…패거리 정치 역겹다” “초선족 문자 보내도 그때만 죽는 척하고 또 뒤에서 연장 준비할 놈들” 등 해당 단어를 사용해 민주당 초선의원들을 비난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한편 서구권의 동양인 인종차별에는 여전히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1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경기 이후 손흥민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개고기 먹는 X” “쌀 먹는 사기꾼” “야 코로나, 그라운드 위에 계속 있어라” 등 인종차별적 댓글이 달렸다. 경기 도중 손흥민이 맨유 선수와 경합하다 얼굴을 가격당해 쓰러져 맨유의 득점이 취소되자 맨유 팬들이 손흥민에게 화살을 돌린 것이다. 국내 팬들은 “인종차별 하는 사람들 교육 못 받은 티 내지 말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