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수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4일 78세로 별세한 원로 프로기사 김인 9단 영결식이 6일 오전 9시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영결식장에서 엄수됐다.

연세대 신촌 장례식장에 차려졌던 고 김인 9단 빈소. 사흘 동안 각계 인사들이 찾아 고인의 공덕을 기렸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장조카인 김종길 씨가 영정과 위패를 들고 입장했고 그 뒤를 고인의 부인 임옥규 여사와 아들 김산 씨, 며느리 김지선 씨 등 가족들이 뒤따랐다. 한국기원에선 임채정 총재를 비롯해 한상열 윤승용 부총재와 이사진 및 양재호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조훈현 이창호 목진석 홍민표 한종진 원성진 강동윤 신진서 신민준 등 10여명의 프로기사를 포함해 4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고인을 모신 운구가 옮겨지고 있다. 신진서 신민준 등 젊은 한국기원 프로기사들 다수가 운구를 자원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고인 약력 보고와 추모영상 상영,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 한국기원 임채정 총재는 “한국 현대바둑의 발전을 이끈 선구자였던 김인 국수는 평소 소탈한 성품으로 전문기사뿐 아니라 바둑계 구성원 모두에게 존경받는 어른이었다”고 회고하고 “고인의 뜻을 받들어 바둑 보급과 발전, 국위선양을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이며 바둑이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로 나선 상주(喪主) 김산 씨는 “기억 속 아버지는 언제나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치열한 승부사의 삶을 보지 못했다”며 “아버지의 기록과 존경을 표하는 주위 분들을 보며 그 대단한 업적을 느낄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어린 시절부터 홀로 어느만큼 외로운 싸움을 하면서 세월을 보내셨는지 감히 가늠할 수 없지만 그 사랑의 크기와 깊이를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으며 느끼고 체감하고 있다”면서 “멀리서 지켜봐주며 묵묵히 기다려주셨던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임채정 한국기원 총재가 고 김인 9단의 업적을 회고하며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서 영결식과 발인을 마친 운구 차량은 오전 9시 30분 서울시립승화원을 향해 화장(火葬) 절차를 밟았다. 한 줌 백골 가루로 변한 고인이 찾은 다음 방문지는 고인이 평생을 바쳤던 상왕십리 한국기원이었다. 상주 김산 씨가 위패를, 신진서 9단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한국기원 2층 대국장을 둘러본 후 도열한 기원 임직원들의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장지인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시안추모공원으로 향했다. 78년의 위대한 바둑 역정을 마치고 영면(永眠)에 들었다.

영결식과 발인을 마치고 화장장으로 떠나는 운구 차량을 향해 조문객들이 고개 숙여 전송하고 있다.

애도 기간 동안 김인 9단의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 고인의 업적을 기렸고, 일본기원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 이사장이 조전과 조화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중국 베이징바둑협회 자샤오위안(賈小源) 주석 등이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한국기원은 바둑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고인의 업적을 기려 정부에 훈장 수여를 상신했다. 이날 영결식은 2006년 조남철 9단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기원장(葬)으로 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