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한남충’(한국 남성을 벌레에 비유한 말)이란 용어가 생겨난 배경을 분석하는 논문을 썼던 윤지선 세종대 교수의 온라인 강의에 난입해 윤 교수에게 욕설과 모욕적 발언을 하고 음란물을 올렸다.
23일 세종대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이 대학 철학과 윤 교수의 온라인 수업 도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외부인 A씨가 강의에 접속해 음란 사진을 올려 강의 화면에 노출시켰다. 또 A씨는 30여분간 이 수업에 참여해 윤 교수를 향해 각종 욕설과 함께 혐오 표현 등을 대화창에 올렸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등에 따르면, A씨는 “꼴페미 교수 윤지선”이라고 하는 등 윤 교수를 비난했다. 또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도 사용했다.
이에 윤 교수는 “지금 여기서 이러신 거 다 캡처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A씨는 “응 나 촉법소년이라 법적 대응 안 통한다”라며 수업 방해를 이어갔다. 촉법소년(觸法少年)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면서 범죄를 저지른 형사미성년자를 의미한다.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고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 등을 받는다.
이 수업 수강생은 40여 명으로, 학생들만 알 수 있는 강의 링크를 누가 외부로 유출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세종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한 것은 불법 행위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현재 ‘여성 혐오’ 표현을 놓고 유명 유튜버 보겸과 논쟁 중이다. 평소 보겸은 자신의 활동명인 보겸과 인사 표현인 ‘하이루’를 합친 단어인 ‘보이루’라는 자신만의 인사법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윤 교수는 2019년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을 통해 보겸이 유행시킨 ‘보이루’가 여성 성기와 관련된 여성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논쟁이 시작됐다.
윤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한국에서 태어난 남아가 어떻게 관음충으로 집단 생장과 진화를 하는지 분석하고, 왜 관음충이 개체적 발생이 아닌 군집구성체적 발생인지에 대해 고찰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