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이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뿐 아니라 범인까지 예측한다. 특수 경찰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에 출동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사건의 범인을 체포한다.’

2002년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의 한 장면.

2002년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의 내용이다. 경찰청이 ‘한국판 마이너리티리포트’를 꿈꾸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 분석으로 범죄 위험도를 예측해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프리카스(Pre-CAS)’라는 범죄 위험도 예측 분석 시스템이다.

경찰은 이미 범죄 발생 건수, 112 신고 건수 등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순찰 활동을 하고 있다. 주말 밤 시간대 서울 홍대입구역, 강남역 등 유흥가에서 집중적으로 순찰을 하는 식이다. 프리카스는 훨씬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범죄 발생 예측을 강화했다. 기존 치안 데이터에다 날씨에 따른 범죄 발생 변화, 요일별 범죄 발생 건수도 분석한다. 건물이 상가인지 빌라인지, 지은 지 얼마나 됐는지, 전입·전출이 있는지 등도 범죄 위험도를 예측하는 데이터에 포함된다.

이 데이터들을 통합한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해 구역별 범죄 위험도를 1~10등급으로 나눈다. 범죄 위험도가 높은 구역은 자동으로 순찰차에 전달돼 경찰관들이 집중적인 순찰을 하는 식이다. 경찰의 기대대로라면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경찰관이 사전 배치돼 순찰을 돌면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또는 범죄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해 범인을 조기 검거한다는 것이다.

새 시스템은 지구대, 파출소가 관할하는 지역을 가로·세로 100m씩(0.01㎢) 쪼개 ‘핀셋 분석’ 한다. 해당 구역의 범죄 위험도를 2시간 단위로 분석한다. 그런 뒤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목적지까지 최적 경로를 알려주듯, 효율적인 순찰 경로도 짜준다. 기존에는 우범 지역을 중심으로 또는 경험이 풍부한 경찰관들의 감에 의존해 순찰에 나섰다면 새 시스템에선 담당 지역이 생소한 신참 경찰관도 효과적으로 순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경찰청은 2일부터 한 달 동안 울산·경기북부·충남청 등 3개 시·도 경찰청에서 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4월 중에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