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6일부터 서울 경복궁과 세종대로 사거리(광화문역 사거리)를 오가는 차량은 광장 동쪽 미국 대사관과 교보빌딩 앞 도로만 이용해야 한다. 광장 서쪽 정부서울청사와 세종문화회관 앞 편도 차로가 광화문광장 개조 공사로 전면 폐쇄되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시작된 이 공사는 지금의 광화문광장을 서쪽으로 넓히는 대신 차는 동쪽으로만 다니게 하는 게 핵심이다. 2023년까지 총 791억원이 투입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사업이지만, 박 시장 사망 후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서울시는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다음 달 초 광장 서쪽 도로가 완전히 폐쇄되면 광화문광장발(發) 도심 교통 혼란이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새 시장이 선출되면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광장 개조 공사를 두고 또 한 번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차로 숫자 10개에서 7개로 감소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주변 통행 체계가 바뀌는 것은 3월 6일 0시부터다.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 서쪽 편도 5차로(이하 주행도로 기준)가 폐쇄되고, 대신 동쪽 편도 5차로가 왕복 7차로로 바뀐다. 차로 숫자가 총 10개에서 7개로 줄어드는 셈이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사거리 방면에서 사직로를 타고 경복궁 앞에서 세종대로 쪽으로 우회전하려는 차량은 3월부터는 평소와 동선(動線)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사직로에서 광장 서쪽 도로로 진입하는 기존 도로는 정부서울청사로 들어가는 차량 전용 차로로만 이용할 수 있다.
광장 서쪽 차로가 폐쇄되면서 서울경찰청 앞에서 정부청사 남쪽으로 이어지는 사직로8길에서는 세종대로 쪽으로 우회전할 수 없고 유턴만 가능하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방면으로 향하는 지하도는 종전처럼 이용할 수 있다.
종로에서 세종대로 사거리를 지나 서울시청 방향으로 P턴 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3월 6일부터는 이 방면으로 가는 차량은 포시즌스호텔을 끼고 우회전, 좌회전을 차례로 하는 등 구세군회관 앞 교차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런 다음 광화문역 사거리 쪽으로 좌회전, 시청 쪽으로 우회전하면 된다.
좌회전과 유턴 차로도 곳곳에 새로 생긴다. 광화문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우측에 있는 경복궁 사거리에서 정부청사 쪽으로 직진하는 차량은 정부청사 사거리에서 유턴할 수 있다. 안국동 쪽에서 오는 차량은 경복궁 사거리에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과 미국 대사관 뒷길(종로1길)로 좌회전도 할 수 있다. 사직공원 사거리에서도 사직로와 사직로 8길 등 두 방면으로 새로 좌회전이 가능해진다.
◇코로나 확산세 꺾이면 교통 정체 구역 돌변 가능성
광화문광장 차로가 왕복 10개에서 7개로 줄어들고, 광장 주변 통행 체계가 동시다발적으로 바뀌면서 교통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 11월 광장 공사를 시작한 뒤 광장 주변 차량 통행 속도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교통 대책이 효과를 내 정체가 빚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사 시작 이후 최근까지 코로나 3차 확산세가 나타나면서 서울 시내는 통행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 서울시 바람과 달리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어 시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 언제든 광화문 주변이 상습 교통 정체 구간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가 시내 곳곳에서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확장하면서 차로를 잇따라 줄인 것도 불편을 키우고 있다. 예컨대 서울시의회 앞을 포함한 세종대로나 퇴계로 일대의 경우,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가 차로 쪽으로 툭 튀어나온 구간이 많아 직진하던 차량 운전자들이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택시기사 김모(53)씨는 “우회전을 해서 이면 도로로 진입하거나 건물 앞쪽으로 차를 붙이려면 거의 직각에 가깝게 우회전을 해야 할 만큼 자전거 도로가 튀어나와 있어서 위험하다”며 “거기다 곳곳에서 차로 숫자가 줄어 갈수록 운전이 힘든 도시가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