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무대에 섰던 비보이도, 대기업 퇴직자도 기술 자격증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19일 전국 14개 캠퍼스에서 학위수여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1만1387명이 졸업했다. 폴리텍대는 고용노동부 산하 대학으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직업 교육을 한다. 2년제(일부는 3~4년) 학위 과정과 1년 이하 기술 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직업 교육에 특화된 덕분에 2019년 기준 취업률은 80.3%로 교육부 산하 전문대(70.9%)보다 10%포인트나 높다.
폴리텍대는 이날 이번 졸업생 가운데 이색 사례를 소개했다. 김문성(35)씨는 20년을 비보이 댄서로 무대에 섰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자 공연이 줄어들었고 여러 차례 경력을 바꾸려고 시도했지만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다. 그때 용접 기술자인 아버지처럼 ‘기술을 배워야겠다’ 마음먹고 지난해 폴리텍대 남인천캠퍼스 특수용접과(1년 과정)에 들어갔다. 재학 중에 특수용접기능사를 취득한 김씨는 작년 12월부터 열교환기 제조 회사인 동문엔지니어링에서 용접 기술자로 근무하며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노갑철(59)씨는 폴리텍대 창원캠퍼스 스마트전자과(1년)를 졸업하고, 최근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와 부산대 R&D대학원을 졸업한 노씨는 1986년 LG전자에 입사해 제품 개발·R&D 등 부서에서 30여 년간 근무하고 정년퇴직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재취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때 자격증과 기술이 있으면 나이 상관없이 취업할 수 있는 전기·전자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폴리텍대에 입학하게 됐다. 노씨는 폴리텍대를 다니면서 전기기능사와 전기산업기사 국가자격증을 땄고, 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취업난 속에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이후 인생 2막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자격증 취득에 최적인 폴리텍대 실습 환경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재영(32)씨는 건국대 기술경영학 박사 과정을 그만두고 서울강서캠퍼스 스마트금융과(10개월)에 입학한 경우다. 그는 통계 자료 분석을 공부하다가 빅데이터 분야에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박사 과정을 그만두고 폴리텍대에 입학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최신 산업 기술을 배웠고, 작년 10월 졸업도 하기 전에 빅데이터 관리 전문 기업인 ㈜데이터스트림즈 기술서비스본부 취업이 확정됐다. 그는 “기존 전공인 기술경영학에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니 더 넓은 시각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선남(22)·방유진(20)씨 남매는 폴리텍대 바이오캠퍼스 2년제 학위 과정을 나란히 졸업했다. 둘 다 작년 상반기에 학교를 다니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산학인턴 채용에 합격했다. 이후 오빠 방선남씨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근무하고 있고, 동생 유진씨는 인턴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제약 분야 입사를 준비 중이다.
올해 폴리텍대 졸업생 가운데 특히 작년에 신설된 하이테크 과정 취업률이 높았다. 대학의 취업률 자체 집계 결과, 영남융합기술캠퍼스 스마트물류과 100%, 인천캠퍼스 스마트팩토리과 94.7%, 광명융합기술교육원 데이터분석과 94.4%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