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당장 생계가 어려워졌지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 지침을 충실히 따르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었다.
“가슴이 먹먹하고 하루하루가 힘들다”는 이창호(45)씨는 서울 강남에서 호프집을 4년째 운영한다. 이씨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돈보다 영업시간 제한 해제”라며 “적어도 거리 두기 2단계에서 자정까진 문을 열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기자가 만난 대부분 식당 상인들은 “왜 9시까지 영업 제한을 하는지 정부의 명확한 답변이나 근거가 없다”며 “장사할수록 손해지만 문을 닫지 않고 버티는 건 여기가 평생을 일군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22년째 운영하는 김형순(57)씨는 “밤 9시면 문을 닫으니 손님들은 아예 발길을 끊었다. 코로나 상황에 이미 적응해버린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100만원 200만원 현금 주는 것보다 우리한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걸로 지원해줘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치킨집과 피자집을 28년간 하다가 3년 전부터 한식당을 하는 유덕현(60)씨도 “치킨집이나 호프집은 문을 닫는 9시가 피크 타임”이라며 “배달 업체를 이용한다지만 비싼 배달비와 광고비 때문에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유씨는 최근 동네 골목 상가에 임대 광고가 붙은 빈 건물들이 크게 늘었다며, “명절도 얼마 안 남았는데 계란 등 음식 재료 가격도 많이 올라 이중고를 겪지만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고 했다. “진짜 어려워지겠구나 하는 절망이 들지만, 백신도 나오고 방역 지침도 잘 지키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만5000명의 자영업자가 가게 문을 닫았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수칙 강화로 대면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시련을 겪은 것이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순 없다. 한 상인은 “그래도 봄은 오니까…. 버텨봐야죠” 하며 쓸쓸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