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강도치사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삼례 3인조'와 그 가족들이 전주지법에서 만세를 외치고 있다.

1999년 전북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3~6년씩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재심 끝에 누명을 벗은 피해자 최대열(42), 임명선(42), 강인구(41)씨 등 3명에게 국가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재판장 박석근)는 28일 최씨 등 3명이 국가와 당시 수사 검사인 최모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1인당 3억2000만∼4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며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또 함께 소송을 낸 가족들에게도 국가가 1인당 1000만∼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전체 배상금 중 일부는 최 변호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최씨 등은 지난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쯤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모(당시 77세) 할머니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 일주일쯤 뒤 경찰은 삼례에서 동네 친구로 지내던 최씨 등 3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절도 전과가 있던 최씨 등이 범행을 자백했다고 발표했다. 최씨와 강씨는 지적 장애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재판을 받던 그해 4월 경찰에 ‘진범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부산지검은 이모씨 등 부산 출신 3인조를 붙잡아 자백을 받은 다음 전주지검에 넘겼는데도 전주지검은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삼례 3인조는 ‘강압 수사에 못 이겨 자백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결국 대법원에서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6년이 지난 2015년 3월 최씨 등은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로 자백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바뀌지 않을 것 같던 상황은 이씨가 범행을 고백하면서 달라졌다. 그는 삼례 나라수퍼 사건의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연 심리에도 나와 “내가 범인”이라고 진술했다. 그의 양심선언은 재심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살인 공소시효(현재는 폐지)가 지나 이씨는 처벌받지 않았지만, 2016년 열린 재심에서 최씨 등의 무죄가 확정됐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최씨는 이날 “이런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며 “저희가 억울하게 살게 한 검사와 형사들이 너무 미웠지만 이제 행복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