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 회원들이 서울 보건복지부 앞에서 급진적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고 합리적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정부가 담배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담뱃값 인상을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제5차 국민건강 증진 종합계획(2021~2030년)’을 발표하며 “고위험 음주율과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술과 전자 담배 기기에 건강증진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술, 담배 가격을 올리는 방법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담뱃값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OECD 국가 평균 담뱃값은 현행 4000원대의 두 배에 가까운 7.36달러(약 8100원)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이 발표되면서 과거 담뱃값 인상을 비판했던 문 대통령의 발언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가 2015년 담뱃값을 인상하자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015년 4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담뱃세 인상과 관련하여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4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담뱃세를 인상하고 연말정산으로 서민의 지갑을 털었다. 그러면서도 복지는 후퇴시키려 한다”고 했다.

또 “국민들이 분노한 핵심은 ‘정직하지 못한 정부’ 였다”며 “담뱃값을 2000원이나 인상하면 서민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 자명한 일인데도, 증세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유력 대선주자였던 2017년 초 자신의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도 담뱃값 인상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책을 통해 “담배는 우리 서민들의 시름과 애환을 달래주는 도구이기도 한데, 그것을 박근혜 정권이 빼앗아갔다”면서 “담뱃값은 서민들의 생활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한꺼번에 인상한 건 서민경제로 보면 있을수 없는 굉장한 횡포”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벌과 부자에게서 세금을 더 걷을 생각을 해야 하는데 불쌍한 서민을 쥐어짠 것”이라며 “담뱃값은 물론이거니와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를 적절하게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은 “자기 말을 바꿔서라도 세금을 더 걷고 싶은 모양” “내로남불”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은 6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 담뱃값을 올린 것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담뱃값과 같은 사실상의 간접세는 낮추는 것이 맞다고 말한 장본인이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