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경찰의 은폐 의혹과 관련, “담당 수사관 입장에서 볼 때 이 사건은 중요한 사건이 전혀 아니었을 걸로 본다”며 “피의자 신분이 특별한 사람도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경찰을 두둔했다.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조선DB

황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손님(이 차관)이 멱살을 잡아 신고했는데 합의가 됐기 때문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담당 경찰이 볼 때는 많고 많은 평범한 사건이기에 굳이 동영상을 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에는 비례원칙이라는 게 있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과잉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며 “(담당 수사관은) ‘굳이 동영상을 볼 필요가 없다’ ‘단순폭행 사건이 명백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담당 수사관이 택시기사에게 ‘(블랙박스 영상은) 못 본 거로 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에 대해 황 의원은 “전후 맥락을 봐야 한다”고 했다. 황 의원은 “(택시기사의 블랙박스) 영상 제출 여부와 관계없이 담당 수사관은 이 사건이 단순폭행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런 상황에서 영상이 제출된다 해도 굳이 볼 필요가 없다는 취지”라고 추정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조선DB

황 의원은 경찰 윗선 개입 가능성을 낮다고 봤다. 그는 “강남경찰서, 서초경찰서 관내엔 대단한 사회 지도층들이 많이 거주한다. 법무부 실장이 경찰과 직접 관련도 없고 현직도 아니라 (담당 수사관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차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냈고, 사건 당시엔 변호사였다.

황 의원은 “법무부 법무실장을 역임했다는 게 그까짓게 뭐 대수롭냐”며 “이 차관이 지금 차관이 되고 야당, 보수언론에서 검증의 대상이 되니까 (이 차관 폭행 사건이 사회적) 관심을 받게 된 것뿐”이라고 했다. 또 자신의 일선 경찰서 과장 근무 경험을 토대로 이 같은 사안은 팀장, 과장 선에서 처리되는 게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또 황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경찰은 13만의 거대 조직이다. 크고 작은 실수는 계속 나올 수 있다”며 “그때마다 경찰에게 수사권을 어떻게 맡기냐는 문제로 비약될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이 차관으로부터 폭행 당해 벌겋게 부어오른 택시기사 A씨의 목(원 안). /조선DB

앞서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오후 11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아파트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기사를 폭행했다. 당초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차관의 범행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없고 택시기사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특가법)이 아니라 일반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한 뒤 사건을 내사종결했다.

하지만 서초서 담당 수사관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청은 뒤늦게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최승렬 수사국장(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직무대리)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잘못 알리게 된 경위에 대해선 다시 한번 송구하단 말씀드린다”며 “서울경찰청에서 진상조사단을 마련, 엄정하게 사실을 확인하고 위법행위가 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해 처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