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능 국어 ‘1타 강사’로 유명한 박광일씨가 댓글 조작 업체를 차려 경쟁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단 혐의로 구속되자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박씨가 소속된 대성마이맥은 “강의에 차질이 생겼다”며 사과문을 냈다.

박광일씨. /대성마이맥

대성마이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대성마이맥 국어 영역 박광일 강사가 2019년 6월 사건으로 구속 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2022학년도 훈련도감 강좌의 정상적인 제공에 차질이 생겼다”며 “박씨와 학습을 진행 중이었던 수강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대성마이맥의 입장 및 대책을 공지하겠다”고 했다. 현재 대성마이맥 홈페이지에선 박씨의 강좌를 열람할 수 없다.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홈페이지 내 박광일 페이지와 Q&A 게시판도 닫힌 상태다.

갑작스러운 구속 소식에 당황한 수험생들은 외부 게시판을 통해 박광일 강의와 교재 환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날 오후 수험생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오르비에는 “광일쌤 교재 사고 강의 듣고 있는데 어떻게 되는 거냐”는 질문 글이 올라왔다. 또 “‘박광일 난민'이 됐는데 다른 문학·비문학 인강 강사를 추천해달라” “박광일 선생님 예전 강의라도 다시 보고 싶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대성마이맥이 박광일씨의 구속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 /홈페이지 캡처

박씨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커뮤니티에는 “작년에 처벌 받았어야 했는데 야금야금 (인터넷 강의로) 연명하다가 지금 이렇게 된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 박광일 강의를 들은 내가 바보였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수험생은 “돈도 돈인데 시간은 어떻게 배상할 거냐”며 “군수생(군대에서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라 부모님께 미안하게 우체국 택배로 교재도 받았다”고 했다. 이 글에는 “무책임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앞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전날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박씨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를 연 뒤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박씨가 운영한 댓글 조작 업체 관계자 2명도 같은 혐의로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박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입 온라인 강의 업계에서 댓글 조작 논란은 여러차례 발생했지만 실제 유명 강사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 등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약 2년간 아이디 수백 개를 만들어 경쟁업체와 다른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아온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일당은 주로 박씨의 강의, 교재를 추천하고 경쟁 강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일부 댓글에는 외모를 비하하거나 발음 등 신체적 약점을 들먹이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의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에서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하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박씨가 댓글 조작에 관여했다는 혐의가 분명하지 않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 보강수사 과정에서 박씨의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고 이를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댓글 조작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고 회사 직원이 주도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 2019년 댓글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입장문을 내고 “수험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큰 죄를 졌다”며 “모든 것이 오롯이 제 책임이며 그에 따른 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었다. 그는 당시 “2020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강의까지는 강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현장 강의는 중단했지만 인터넷 강의는 정상 진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12월 경기 이천시에 컴퓨터 100대와 방학기간 결식 우려 학생들을 위해 200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 5일 대한류마티스학회와 KOAS(강직성척추염환우회)에 후원금 30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