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라디오 시사 프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가 15일 방송에서 ‘일하러 가세’라는 제목의 찬송가를 틀었다.
김씨는 이날 방송 중 ‘김어준의 생각’이라는 코너에서 “TBS 유튜브 구독자 100만 달성을 위한 캠페인, ‘구독자 일 더합시다’의 구호 ‘일합시다’를 기호 1번 연상시킨다며 저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국민의힘 미디어 특위에 아래를 제공하는 바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찬송가 ‘일하러 가세’를 내보냈다.
일하러 가세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계몽운동가 남궁억 선생이 작사·작곡한 곡이다. 1~3절까지 있는데 모두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라는 가사로 시작해, “일하러 가세. 일하러 가. 삼천리 강산 위해 하나님 명령 받았으니 반도 강산에 일하러 가세”라는 후렴으로 끝난다. 1935년 심훈이 쓴 농촌계몽소설 ‘상록수’에도 이 노랫말이 삽입돼 있다.
김씨는 방송에서 찬송가 1절이 끝난 뒤 “일하러 가세. 일하러 가. 명백하지 않습니까?”라며 “이 찬송가를 부른 모든 분은 죄송한데, 제가 제보했습니다”라고 말했다.
TBS 교통방송은 작년 11월부터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주진우, 김규리 등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나와 “#일(1) 합시다” “일(1)해야 돼 이젠”, “일(1)하죠” 등을 언급하며 계정 구독을 권유하는 식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1)’이 민주당 선거 기호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사전 선거 운동’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TBS는 지난 5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을 받아들여 캠페인을 중단한다”고 했지만,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김씨 등 TBS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김씨는 사과나 해명 대신 조롱으로 대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