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켄들/모멘트 제공

“알고리즘(algorithm)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런 말 들어본 적 없습니까?”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고위 임원이었던 팀 켄들(Tim Kendall)은 본지 이메일 인터뷰에서 “유튜브, 페이스북 등은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한다”면서 “당신을 중독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알고리즘은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인적 사항, 관심사, 콘텐츠 선호 성향 등 광범위한 정보를 분석해 이용자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나 규칙, 체계를 말한다. 소셜미디어에서 알고리즘은 사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알아서 ‘맞춤형’ 콘텐츠나 광고를 보여주는 시스템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심어진 알고리즘은 사람들이 균형적이고 가치중립적이며 진실된 콘텐츠보다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나 가짜 뉴스에 더 잘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중독되기 쉽고 몸에 해로운 담배, 설탕과도 같다”고 했다.

켄들은 페이스북 설립 초기인 지난 2006~2010년 회사의 광고 수익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총괄했다. 그는 페이스북 동료들로부터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 준 사람”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또다른 소셜미디어 업체인 핀터레스트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금은 소셜미디어 이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앱인 ‘모멘트(Moment)’를 운영하는 모멘트사의 대표가 됐다. 소셜미디어와 알고리즘의 ‘저격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그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에 출연해 광고 수익을 올리는 데 열중하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배후에서 이용자들을 어떻게 조종하고 있는지 폭로해 화제가 됐다. 이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뒤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고 미 의회는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 행위와 편향적인 알고리즘 운영을 비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양극단의 목소리를 위한 거대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나와 다른 관점이나 시각, 경험을 접하지 못하면서 우리의 비판적 사고 능력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는 사회를 분열시키는 데 있어서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촉매제(accelerant)가 됐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의 핵심은 중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극단적이고 사회 양극화를 부추기며, 논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우선순위에 두고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우리를 오래 붙잡아 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켄들은 이런 맞춤형 알고리즘이 ‘공짜’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했다. 켄들은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화 전략을 책임졌던 전문가답게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사용자를 스마트폰에 중독시키는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알고리즘은 단순히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교묘히 파고드는 고도의 기술”이라며 “알고리즘은 분노, 두려움, 외로움, 무능함, 허영심 등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려 우리가 스마트폰 스크롤을 내리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고 했다.

켄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소셜미디어 사용자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알고리즘이 우리의 머릿속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전지전능’해졌다는 점이다. 그는 “알고리즘은 우리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닥치는 대로 가져간 뒤, 여러 형태로 조합해 가면서 우리들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결국 우리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도 있게 됐는데 이는 전례없는 막대한 힘”이라고 했다.

켄들은 사용자들의 소셜미디어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 수익 증대를 꾀하는 현재의 사업 모델 아래에서는 “알고리즘의 폐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규제,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