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 선거캠프 출신들의 부정채용 의혹을 폭로한 전 비서관 이모씨가 29일 오후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의 선거캠프 출신 인사들이 성남시와 산하기관에 대거 부정채용됐다는 고발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9일 오후 국민권익위원회에 부정채용 의혹을 신고한 전직 비서관 이모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씨를 5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씨는 경찰에 권익위에 제출한 수백 장 분량의 신고서를 낸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내용을 토대로 이씨에게 주로 질의응답을 했다. 조사 후 이씨는 “경찰의 수사 의지가 강력하고, 수사 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부정 채용을 뒷받침하는 일부 증거를 제출했고, 추가로 자료를 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은 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다 지난 3월까지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이씨는 지난달 25일 권익위에 은 시장의 캠프 출신 등 33명이 성남시와 산하기관에 부정채용됐다며 공익신고를 했다. 이씨는 은 시장과 부정채용 당사자, 성남시와 산하기관 인사담당자 등 모두 39명을 신고했다.

이씨는 “지방선거에서 은 시장의 핵심 참모로 활동했던 최측근 인사가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을 취업시켜야 한다’며 성남시 인사담당 공무원 등에게 청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캠프 출신 인사들은 임기제·별정직은 물론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직으로도 채용됐다.

이씨는 특히 “2018년 10월쯤부터 측근 비리, 채용 비리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은 시장에게 수시로 보고했지만, 은 시장은 묵살하고 방관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은 시장에게 보고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도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이씨는 이날 경찰에 출두하면서 “성남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통해 우리나라 정치에서 오랜 기간 묵시적으로 행해져 온 악습의 고리를 끊는 시발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익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또 “공익신고를 하기까지 사직 전·후 은 시장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보고하고, 시정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주었으나 남아있는 1%의 신뢰까지 깨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히 자신의 폭로 이후 지난 23일 은 시장이 소셜미디어에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몇 가지 점은 명확하게 사실과 다르거나 오해가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공격한 것을 반박했다. 은 시장은 “이모 전 비서관은 동료 폭행 등으로 심각한 물의를 일으켜 사직한 분이며, 사직 전·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나 주장을 반복하고 심지어 위협으로 느껴지는 언행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에 대해 “채용비리와는 전혀 무관한 저급한 글로 공익신고자인 저를 음해하는 입장문을 낸 것은 논점을 흐리기 위한 비열한 물타기 주장”이라며 “앞으로는오직 채용비리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에만 모두가 집중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은 시장이) 조폭 사업가로부터 차량 및 운전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아슬아슬하게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이번엔 그때와 상황이 다를 것 같다”며 “부패한 정치인 처벌을 통해 공정사회 구현이 되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은 시장 선거캠프 출신의 다른 인사가 2018년 성남시가 서현도서관 공무직에 은 시장의 캠프 자원봉사자 출신 7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는 성남시가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준사서 자격증 요건도 없앴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사안에 대해 은 시장과 캠프 종합상황실장 등을 직권남용,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지방공무원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또 최근 이씨가 제기한 의혹을 근거로 추가로 23명을 같은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