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검찰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에 대해 “정부 정책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해당해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인들은 “통치행위로 면책될 사안이 아니고 통치행위 여부 판단도 사법부 몫”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대상은 탈원전 ‘정책’이 아니라 원전 경제성 축소·조작과 증거인멸”이란 입장이다.

30일 경주시의회가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규탄 결의안 채택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경주시의회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월성 1호기 폐쇄는 대통령의 정당한 통치행위”라고 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조기 폐쇄 결정은) 통치행위 개념과 유사하다”고 동조했다.

이에 대해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통치행위는 법치 훼손의 우려 때문에 국내 정치 행위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다만 외교 관계에서 국익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될 경우 사법 심사가 배제되는 것”이라고 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헌재는 ‘국내 사안’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실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통치행위라고 보면서도 사법 심사를 진행해 합헌이라고 판단한 반면, ‘외교 사안’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선 판단을 하지 않았다. 법조인들은 또 “통치행위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해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선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통치행위를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를 단죄한 바 있다. 2004년 3월 대법원은 ‘남북 정상회담 대북송금 사건’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는 고도의 정치적 성격을 지닌 행위로 이를 심판하는 것은 사법권의 내재적·본질적 한계를 넘어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측에 사업권 대가 명목으로 송금한 행위 자체는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며 김대중 청와대 인사들과 산업은행 관계자 등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검찰은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자료 삭제 등 증거인멸과 경제성 평가 조작 등 두 갈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복수의 법조인은 “두 행위 모두 원전 폐쇄로 인한 국민의 경제적 이득을 침해하고, 정상적 정책 결정 집행에 대한 알 권리를 뺏어갔다는 점에서 국민 기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했다. 고문현 전 한국헌법학회장은 “원전 폐쇄로 예산 낭비 등 국민의 권익이 침해됐다면 당연히 수사 및 사법적 심사 대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