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 전경/신정훈 기자

부하직원에게 ‘확찐자’라고 말해 모욕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청주시 공무원은 유죄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청주시청 6급 공무원인 A씨는 지난 3월 18일 오후 청주시청 비서실에서 타부서 부하 여직원인 B씨에게 “확찐자가 여기 있네”라고 말했다. 당시 비서실에는 10여명의 공무원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발언에 모욕감을 느낀 B씨는 경찰에 고소했다.

‘확찐자’는 코로나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살이 급격하게 찐 사람을 비유한 신조어이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평소 친분이 없는 팀장의 외모 비하 발언과 행동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불거지자 A씨는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당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날 헌혈하면서 간호사와 나눈 대화 중에 ‘확찐자’라는 내용이 재미있어 기억하고 있었다”라며 “사건 당일 자리에 있던 친한 팀장에게 그 내용을 빗대 갑자기 살이 찐 나 자신을 이야기했던 것을 B씨가 오해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A씨는 경찰에서도 이런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경찰은 “'확찐자'라는 표현은 당시 정황상 모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 5월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경찰의 의견과 달리 판단했다. 검찰은 여러 사람이 있는 앞에서 직장 내 하급자에게 ‘살이 확 쪘다’는 의미의 말을 한 것은 모욕에 해당한다며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지난 9일 배심원 7명은 모두 A씨에게 죄가 없다며 ‘무죄’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배심원 전원 ‘무죄’ 의견에도 법원은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청주지법 형사22부(오창섭 부장판사)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청주시청 공무원 A(6급)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정황과 당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데다, 평소 친분이 없는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이유도 없어 보인다”며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이뤄진 피고인의 언동은 살이 찐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비하하는 것으로 사회적 평가를 동반하는 만큼 모욕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피해자가 처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국민참여재판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 항소할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