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로 올해 감기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은 절반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실천한 덕분이다. 하지만 국내 치사율이 신종 코로나의 3배인 결핵은 여전한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슨 이유일까.
◇다른 호흡기 질환은 반토막, 독감은 98% 줄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국민들이 병원을 얼마나 이용했는지 분석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이용 행태 변화’를 28일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3∼7월 감기나 인플루엔자(독감), 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받은 환자는 802만683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669만5341명)보다 51.9%나 감소했다.
감기 환자는 전년보다 50.4%, 독감 환자는 98.0%, 폐렴 환자는 61.7% 각각 줄어 호흡기 감염병 전반에 걸쳐 감소세가 뚜렷했다. 호흡기 질환만 아니라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장 감염 질환 등 소화기 감염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도 지난해 242만7397명에서 올해 166만8464명으로 31.3% 감소했다. 건보공단은 소화기 감염 감소는 ‘손 씻기 생활화’를 실천한 결과로 보고 있다.
◇결핵은 건재, 10% 정도 감소에 그쳐
하지만 결핵은 달랐다. 질병관리청이 29일 내놓은 ‘주간 건강과 질병’에서 주요 감염병 통계를 보면 결핵은 가장 최근인 43주차에 일주일 동안 457명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20명에 비해 12.1% 줄긴 했지만 여전히 건재한 것이다.
올해 누계도 추세가 비슷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19일까지 결핵 신환자 신고건수는 1만 5021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1만 7639건에 비해 14.8%(2618명) 줄어드는데 그쳤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이 병원 방문을 자제하고, 결핵 발생 자체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결핵 발생은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에대해 질병관리청 신지연 보건연구사는 “결핵은 감염 직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 결핵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는 최근 결핵에 걸린 것이 아니라 오래 전에 걸린 것이 잠복 상태로 있다가 이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핵은 50%가 감염 후 2년 이내에, 나머지 50%는 평생에 걸쳐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 등에 발병한다.
국내에서는 결핵 관리를 강화하면서 2011년 결핵 신환자가 3만9천55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결핵 신규환자는 2만 3821명으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에서 발생률 1위, 사망률은 2위로 높은 수준이다. 또 2018년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가 1800명(국내 치사율 5.9%)인데다 전년에 비해 사망자 수는 거의 줄지 않은 무서운 병이다. 30일까지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2만 6385명, 누적 사망자는 463명(치명률 1.75%)인 것과 비교해 볼 수 있다. 다만 결핵은 6개월 이상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면 완치할 수 있는 질병이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결핵에서 요즘 방역수칙을 지키는 효과는 앞으로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2주 이상 기침을 계속하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결핵검진을 받아야 하며, 신종 코로나만 아니라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기침 예절을 지키고 자주 손을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