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폭력 예방교육에 ‘여성 자신의 의식의 문제가 성희롱 원인이 될 수 있다’ 등 성희롱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내용이 들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교육연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교육연수원에서 2019년부터 실시한 ‘공공기관 폭력 예방교육’ 교재에 이 같은 내용이 들어가 올해 3월 해당 교육이 중단됐다. 문제가 된 연수는 지난해 1월 개설돼 교원, 교육공무원, 일반직공무원 등 3만 4600여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연수에 쓰인 교재에는 ‘여성 자신 의식의 문제가 성희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성과의 정당한 경쟁을 회피하거나 스스로 여성임을 강조하며 이를 부당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사회적 책임감을 갖지 않는다. 적극적 직업의식이 없다. 여자니까 그만두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냥 지나쳐 버리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성희롱 발생을 가져오게 한다’며 여성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옮기고 이를 성희롱의 원인인 양 지적했다.

성희롱 대처 방안에서도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교재에서는 ‘오해 받을 일을 하지 않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다’, ‘항상 경어로 대응한다’, ‘상대가 성희롱을 하려고 할 때 가족을 이용해 부드럽게 위협하면 효과적이다’를 직장 내 성희롱 예방을 위한 여성의 자세로 제시했다.

반면 남성에게는 ‘여성에게 호감을 주는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라’, ‘성희롱의 혐의를 받을 경우 정중히 즉시 사과하면 사건이 크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성과 자연스런 커뮤니케이션을 연습하라’ 등을 성희롱 예방법으로 들었다.

이 같은 성희롱 예방 교육 내용이 알려지면서 “강사 본인의 성차별적 인식을 사실처럼 적시했다”, “직장 내 성희롱 원인은 가해자 하나뿐이다”, “성희롱 예방법이라면서 남성에게는 적발시 무마하는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여성은 피해자, 남성은 가해자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공공기관에서조차 남녀에 대한 차별적 인식, 피해자 책임론 등 잘못된 내용의 교재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교육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마저 의무 시간 채우기에 급급해 강사 검증과 교재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