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경남대 교수. /이진한 기자

여권(與圈) 인사를 상대로 라임자산운용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라임의 전주(錢主)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최근 돌연 ‘야당 정치인과 현직 검사 여럿에게도 금품 로비와 접대를 했다’는 취지의 폭로를 한 것과 관련, 이런 폭로가 또 다른 ‘권력 비호형(型)’ 공작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회장의 ‘현직 검사 접대’ 폭로에 대해 “검찰이 범죄자와 결탁해서 청와대를 겨냥하는 ‘검(檢)·범(犯) 유착’ 프레임”이라며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가 짜고 이철 대표에게 유시민 잡을 단서 달라고 공작했다는 ‘검(檢)·언(言) 유착’과 꼭 닮았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검범유착' 나오자마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김봉현 접대받은 검사들 감찰 지시하고, 어쩐지 대통령도 얼마전 청와대부터 협조하라고 지시했다”며 “'검언유착'이 한동훈 검사장을 조준했다면 이제 ‘검범유착’은 야당과 윤석열 검찰총장까지 정조준할 수 있겠다”고 했다.

앞서 김봉현 전 회장은 지난 8일 증인으로 출석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서 “지난해 7월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줄 돈 5000만원을 이씨에게 건넸다”고 했다. 이 폭로로 라임 펀드 사건이 ‘권력형 게이트 의혹’으로 번지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의 핵심 사안으로 부상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6월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16일엔 일부 언론에 보낸 A4 5장짜리 편지에서 “라임펀드 관련 우리은행장 청탁으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 수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7월쯤 검찰 출신 A변호사의 소개로 현직 검사 3명에게 서울 청담동 룸살롱에서 1000만원 상당의 접대를 했고, 그중 한 명은 실제 라임 수사팀에 투입됐다”고 했다. 로비 의혹 화살을 야당과 검찰을 향해 돌린 것이다.

김 전 회장은 또 “올해 5월 A 변호사가 찾아와 ‘서울남부지검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가 끝났다.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 후 보석(保釋·석방)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했다”며 “매일 수사 상황이 실제 내 앞에서 대검에 직보됐다”고도 했다. 검찰이 본인에게 거짓 진술을 유도하며 여권 인사를 엮는 공작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검범유착'을 제기한 김봉현 대표가 법정에서 강 수석 돈 전달 증언한 건 그럼 뭘까요?”라며 “검찰 요구대로 뒤늦게나마 강 수석 잡아들여서 보석 나오려고 거짓 증언한 건가요? 법정에서의 위증이 얼마나 위중한지 알텐데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강수석에게 돈 건넸다고 증언한 사람이 며칠만에 검찰이 강수석 잡아오라고 회유했다고 밝히니, 도대체 어느 말이 진실입니까?”라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검언유착'이 결국은 대깨문 제보자와 친(親)정권 방송의 합작품 ‘권(權)·언(言)유착’ 의혹으로 정리됐다”며 “과연 ‘검범유착’인지, 아니면 또다시 권력 비호 위해 범죄자의 거짓 진술로 검찰을 엮어내려는 ‘권(權)·범(犯)유착’인지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제라도 검찰은 여야를 막론하고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김봉현 주장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며 “추 장관도 힘내시고, 윤 총장도, 이성윤 검사장도, 남부지검장과 수사 검사들도 다들 화이팅하십시오. 페어 플레이 꼭 하시고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