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종 옥천군수(사진 왼쪽)와 홍성열 증평군수(사진 가운데), 이상천 제천시장(사진 오른쪽)이 6일 오전 충북 도청 대회의실에서 청주시의 특례시 지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신정훈 기자

충북 도내 시·군들이 재정 악화 등을 우려하며 충북 청주시의 특례시 지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홍성열 증평군수와 김재종 옥천군수, 이상천 제천시장은 청주시와 보은군을 제외한 9개 시·군 대표로 6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청주시의 특례시 지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일부 특례시 대상 대도시가 요구하는 취득세·등록면허세 징수, 조정교부금 증액 등의 재정 특례가 이뤄지면 광역자치단체의 재원과 시·군의 조정교부금 감소로 이어진다”라며 “특례시와 기타 자치단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충북도가 도내 11개 시군에서 걷은 조정교부금은 3628억원이다. 이 중 65.7%인 2384억원이 청주시에서 거둬들인 것이다. 도는 이 중 38.5%인 1396억원만 청주시에 돌려줬다. 나머지는 균형발전을 고려해 인구와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에 배분했다. 만일 재정 특례를 받게 되면 청주시 지원율은 증가할 것이고, 남은 금액을 나눠 가져야 하는 다른 시·군의 입장에서는 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이들은 “특례시 지정 취지는 도시 규모가 큰 만큼 행정적 재량권의 자율성과 독립성의 일부 확대를 통한 지방자치 강화”라며 “정부와 국회는 재정 특례에 대한 대책 없이 추진하는 특례시 지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 간 심각한 재정 불균형과 지역 간 갈등·분열 조장, 소도시의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지방자치 강화와 균형 발전이라는 특례시 지정 목적에도 반한다”라며 “오히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자립 기반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의 시·군을 지원하는 특례 제도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은군도 청주시 특례시 지정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가 결정하는 사안이라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반대 성명에는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 역시 특례시 지정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도는 도내 인구의 53%를 차지하는 청주시가 특례시로 지정돼 행정·재정적 권한이 확대되면 광역 지자체의 중재 역할은 물론 존립 기반 위기가 올 수 있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주시도 곧바로 입장문을 냈다.

청주시는 “특례시 추진은 충북 지역과 운명을 함께하며 다른 어느 지역에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 선도도시로서 역할을 하려는 취지”라며 “재정 특례는 아직 정부가 어떠한 방침이나 규정을 마련한 바 없고 청주시 또한 이와 관련해 어떠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지자체의 희생을 초래해서는 안 되며, 상생 발전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일부 단체장들이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충북도와 도내 다른 시·군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주시는 2016년부터 특례시 지정 필요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행정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그에 걸맞은 행정·재정적 특례의 필요성 때문이다. 민선 7기 한범덕 청주시장은 지난해 2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방자치법 개정을 건의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이와 관련한 31개 개별 법안을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정부안과 병합해 심사 중이다.

특례시 대상 도시는 청주시를 포함해 경기 수원·용인·고양시, 경남 창원시 등 전국 16곳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당 도시는 특례시 명칭 사용과 함께 행정·재정적 분야에 자율성이 강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