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진 해수부 공무원 A씨의 행적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인천 해양경찰서는 24일 브리핑을 통해 A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선내 CCTV가 작동하지 않아 실종자 동선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또 지난 21일 낮 12시쯤 실종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으나 A씨가 22일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사실은 국방부로부터 통보받지 못했고 언론보도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인천해경 신동삼 서장은 브리핑에서 “어업지도선 내 CCTV 2대가 모두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아 실종자 동선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A씨의 휴대전화 및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서장은 “CCTV는 17일까지 정상 작동이 됐으나 18일 고장이 난 것으로 파악됐으며, 내구 연한이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고의로 훼손했는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 해경은 또 “A씨의 개인 수첩, 지갑, 기타 소지품은 확인했으며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금융 보험 계좌 등에 대해서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해경은 이어 “A씨가 당시 조류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던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자진 월북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며 “관계자 등을 상대로 추후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A씨가 기관사로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조류를 잘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A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부표를 타고 갔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해경은 또 “동료 선원들은 A씨에 대해 청소도 솔선수범해서 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평가한다”며 “평소에 북한에 관심이 있다는 등 관련 진술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21일 새벽 1시35분 조타실에서 상황사에게 “다른 일을 보러 내려간다”고 말하고 자리를 이탈했다. 원래 새벽 4시까지 근무였던 A씨는 이후 돌아오지 않았고, 후임 근무자는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동료들은 다음날 12시쯤 A씨가 식사 시간에 나타나지 않자 그 때서야 해경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해경은 21일 오후 1시19분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는 것을 기지국을 통해 확인했다.
한편 해경은 앞으로 A씨의 금융 사정 등 미진한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